흥룡사 출토 당시 석가모니불 사진(왼쪽)에는 손이 보이지만, 최근 촬영된 같은 불상의 사진에는 손이 보이지 않는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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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포천시의 고찰 흥룡사(興龍寺)가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는 철제 불상 2기의 손목이 사라졌다며 파손‧분실 의혹을 제기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흥룡사 주지 도암스님은 흥룡사 터에서 출토돼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석가모니불과 지장보살상의 손 부분이 사라진 경위를 설명해달라고 지난 14일 박물관 측에 요구했다.
두 불상은 통일신라 말기 승려인 도선 국사가 흥룡사의 전신인 내원사를 창건할 때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1924년 절터에서 출토된 뒤 흥룡사가 법당에서 보관하다 이듬해 조선총독부박물관으로 이관됐다.
도암스님에 따르면, 당시 총독부가 작성한 ‘흥룡사 발견 철불과 운송’ 문건에는 ‘석가모니불은 오른손 손가락 4개가 파손됐다’, ‘지장보살상은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파손됐다’고 기록돼 있다. 1924년 출토 당시 유리건판을 보면 두 불상의 손이 보존된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달 촬영된 철불 사진에선 두 철불의 양손이 댕강 잘린 채였다.
맨 위의 사진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 중인 흥룡사 출토 석가모니불(왼쪽)과 지장보살상(오른쪽)으로 두 불상 모두 손목 아랫부분이 사라졌다. 가운데 사진은 1924년 출토 당시 원두막에 임시 보관 중인 모습이며, 맨아래 사진은 확대 모습. /연합뉴스 |
도암스님은 “도선 국사가 조성한 흥룡사 불상 2기는 흥룡사의 역사를 증언하는 중요한 불교 문화재”라며 “부처님의 두 손이 모두 사라진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로,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리 소홀로 인한 것인지에 대한 해명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30년 경복궁 근정전 전시 사진에선 손 부위가 온전히 남아있는 모습이 확인됐으나 이후로는 관련 기록이 없어 경위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물관은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 중에 훼손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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