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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하루 30분, 빼먹지 않는다" 6000만뷰 의사 유튜버 건강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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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비인후과 전문의이자 웹소설 작가인 이낙준 씨. 다양한 작품을 보유한 그가 이번엔 의학 역사서를 펴냈다.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스튜디오에서 그의 작품 표지와 함께 다중노출 기법으로 촬영했다.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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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후 인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어떻게 기억할까. 김밥집부터 모텔까지 동선이 낱낱이 공개되고 비난의 대상이 됐던 일, 백신 개발 및 접종을 둘러싼 논란은 어떻게 평가될까. 의사이면서 6000만뷰 유튜버에 인기 웹소설 작가(필명 한산이가)인 이낙준(39)의 신간, 『닥터프렌즈의 오마이갓 세계사』(김영사)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영원한 꿈, 무병장수를 위한 인간의 좌충우돌과 실패담을 엮어낸 이 책엔 '무모하다 못해 오싹한 생과 사의 역사'라는 부제가 달렸다. 풍성한 이야기를 맛깔나게 차려낸 그가 지난 7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로 찾아왔다. 그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이지만 지금은 작가로 왕성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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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엔 성형수술의 역사도 나온다. 사진은 1460년의 코 재건 성형 수술 환자의 회복 중 삽화. 김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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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엔 인간이 무병장수의 꿈을 위해 했던 다단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멀게는 고대 그리스부터 가깝게는 20세기까지, 더 살아보려다 더 빨리 죽은 이야기들이 많다. 우는 아이를 재우는 데 특효약인 줄 알고 60년이나 절찬리에 판매했는데 알고 보니 치사량 모르핀이 주성분인 물약이었다든지, 성경에도 형벌로 묘사된 대머리를 피하고 싶어한 로마의 영웅 카이사르에게 연인 클레오파트라가 말의 이빨과 곰의 지방을 섞은 크림을 발라준 이야기, 프랑스 '태양왕' 루이 14세가 이발사를 불러 치질을 해결한 일화 등등이 펼쳐진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Q : 집필 계기는.

A : "의학 역사를 유튜브 등에서 하다 보니 우리가 몰랐던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했고, 책으로 엮어내고 싶었다. 생명 연장을 위해 인류가 썼던 다양한 오답들을 모았는데, 황당한 이야기들이 많다. 하지만 단순한 웃음거리로 쓴 책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다. 당시 의사들은 나름 그 시대의 지식을 활용해서 환자를 살리려 했던 것이고, 그런 시행착오가 모여서 오늘날의 현대 의학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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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의사 겸 유튜버 겸 작가.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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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읽다 보면 2024년에 사는 게 감사하다.

A : "맞다. 중세와 같은 암흑기엔 질병을 치료의 대상이 아닌 신이 내린 형벌로 인식했던 때도 있었다. 의사와 환자가 2인3각이 되어 질환이라는 적과 싸워온 게 현대 의학의 발전 과정이다. 책에 나오는 인류의 크고 작은 실패가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건강히 살 수 있는 게 아닐까.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다."

Q : 코로나19 팬데믹은 어떻게 보나.

A : "팬데믹의 발생 주기를 보면 점점 짧아지고 있다. 1990년대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부터 신종플루, 최근 코로나19가 이어졌다. 세계 여행이 빈번해지고 환경 위기는 심각해지는 걸 생각하면 조심스럽지만 또 다른 팬데믹이 더 자주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한다. 감염내과 쪽 이야기를 들어보면 약 10년 안에도 또 팬데믹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다. 쌓아온 경험치와 의학 발전으로 잘 막아내리라 믿는다."

Q : 의사로서 지키는 건강 루틴이 있다면.

A : "체중 관리를 느슨하지만 확실하게 한다. 목표 체중에서 넘어간다 싶으면 식사량을 줄이거나 도시락을 싸는 등이다. 유산소 운동도 하루 20~30분은 꼭 한다. 인류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를 오래 살아서 보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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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작가가 신간 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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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의정 갈등 이야기를 안 물을 수 없다.

A : "한국 의료계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를 위해 많은 의사들을 인터뷰했는데, 여전히 힘든 곳에서 분투하는 의료진도 많더라. 그런데 이 웹소설을 미국에서도 관심을 보여서 번역을 고려한 적이 있는데, 미국 측에선 '개연성이 없다'고 하더라. 이유인즉 '중증외상센터는 의사들이 다 가고 싶어하는 과인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게 미국 독자들에겐 이해가 어렵다'는 거였다. 의료계 안에서도 재분배 문제가 있고, 파이를 키우지 않고 그 안에서 싸우는 것도 문제다. 의정갈등은 (의료계와 정부) 양방향에서 다 잘못돼 있다고 생각하고, 안타깝다. 당장 (의사인) 아내를 봐도 계속되는 당직에 체력이 고갈된 상태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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