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고맙습니다, 함께 보듬는 따뜻한 노동현장’을 주제로 열린 스물다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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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4일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법률(가칭)을 제정해 노동약자를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미조직 근로자 공제회와 분쟁조정협의회 설치 등을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법으로 내놨다. 특수고용직 등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방향과는 거리가 있어 노동계와의 논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노동법원 설치 필요성을 들어 임기 내 관련 법 제출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고맙습니다, 함께 보듬는 따뜻한 노동현장’을 주제로 25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노동 약자들을 보호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생토론회는 4·10 총선 전인 지난 3월 말 열린 24번째 민생토론회 이후 49일만에 재개됐다.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법률에는 미조직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이 담긴다. 윤 대통령은 “미조직 근로자들이 질병, 상해, 실업을 겪었을 때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공제회 설치를 지원하고, 또 노동약자들이 분쟁을 조속히 해결하고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분쟁조정협의회 설치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약자를 위한 표준계약서, 미조직 근로자 권익보호를 위한 재정지원 사업의 법적 근거도 포함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에는 오는 6월 ‘미조직 근로자 지원과’가 신설된다.
윤 대통령은 “노동시장 양극화는 임금과 소득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다시 계층 간 양극화로 확대되면서 우리 민주주의에도 위기를 불러올 수가 있다”며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노동법원 설치를 위한 법안 마련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토론회를 마치면서 “노동법원 설치를 적극 검토할 단계가 됐다”며 “노동부와 법무부가 기본 준비를 하고 사법부와도 협의해서 임기 중에 노동법원 설치에 관련된 법안을 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시는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가 민·형사 소송을 분리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노동법원을 설치해 민사상 피해까지 ‘원트랙’으로 다루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사업장 내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두고는 “사람 차별을 대놓고 해서야 어떻게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혁할 수 있겠나”라며 “차별적 노동 정책을 쓰는 기업에는 정부가 (기업에 주는) 여러 혜택에서 배제하는 종합적인 패키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을 민생토론회 ‘시즌2’ 출발로 삼고 향후 토론회 개최를 이어갈 예정이다. 대통령 발언 비중을 줄이고, ‘경청과 소통’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꾸릴 계획이라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아직 토론회를 하지 못한 제주, 광주, 경북, 전북도 할 것”이라며 “오늘 한 노동현장과 관련된 민생토론회는 앞으로도 (주제별로 나눠) 더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대리기사 및 배달 종사자 등 플랫폼 노동자, 영세·계약직 노동자, 봉제공, 마루공 및 도장공 등 건설현장 노동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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