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는 지금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부정적인 지수들로 인해 위축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별히 사회로부터의 모든 지수가 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교회 안에 사회적 경계심이 여러 면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한국 교회는 정서적으로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이렇게 되면 대개는 둘 중의 하나의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하나는 사회에 대하여 방어적으로 되거나 민감해집니다. 예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는 사회와의 분리적 성향을 보이게 됩니다. 실제로 한국 교회에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는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까요? 한국 교회의 몸이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몸을 조그맣게 되는 모습에 대한 두 종류의 동사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움츠리다'와 나머지 하나는 '웅크리다'입니다.
'움츠리다'는 몸이나 몸 일부를 몹시 오그리어 작게 한다는 물리적인 모습을 설명하는 말이기도 합니다만, 동시에 겁을 먹거나 위압감 때문에 몹시 기가 꺾이거나 풀이 죽는 의미를 지닌 단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웅크리다'는 조금 다릅니다. 몸 따위를 움츠러들이다는 의미입니다. 사전적으로 보면 움츠리다는 내면의 변화를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웅크리다는 내면의 변화를 표현하는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두 단어의 확연한 차이는 비슷한 말에서 구별됩니다. 움츠리다의 비숫한 말은 기죽다, 사리다, 오그리다, 모두 부정적인 뉘앙스를 지녔습니다. 그러나 웅크리다의 비슷한 말은 도사리다입니다. 표범이 먹이를 얻기 위해 몸을 작게 만드는 것을 두고 움츠린다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웅크린다는 표현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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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교회가 줄어들고 있다면 지향해야 할 방향은 움츠리는 것이 아니라 웅크리는 것입니다. 교회의 미래는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면, 한국 교회는 움츠릴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 교회를 움츠러들게 하는 많은 요인이 분명하게 존재하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 속에서 내적으로 힘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교회론적 점검이 필요합니다. 교회론은 교회의 자기 이해입니다. 바른 자기 이해는 자신 안에 힘을 키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둘째는 교회의 문화점검입니다. 무엇보다도 교회의 문화 지체와 적체 현상을 해결해야 합니다. 문화는 교회가 가진 신앙이 드러나는 겉면입니다. 세상은 신앙의 본질은 볼 수 없지만 신앙의 외피는 볼 수 있습니다. 신앙의 외피를 점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셋째는 예수 그리스도 중심성 회복입니다. 교회의 중심에 그리스도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나, 심지어 교회의 자랑이나, 대단한 업적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교회의 주인이면 건강하지 못합니다.
누가 교회의 주인인가 질문할 때 서슴없이 예수 그리스도라고 대답할 수 있는 즉각성이 필요 합니다. 대답에 있어서 누구일까 머뭇거려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한국 교회는 일단 웅크려야 할 때입니다.
CBS논평이었습니다.
[조주희 목사 / 성암교회, 기윤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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