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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이라는 단어가 시즌 시작부터 친숙하게 쓰이기 시작한 이유였다. 그리고 그 바로비터 중 하나로 뽑힌 선수가 바로 팀 내 최고 유망주이자 리그에서도 손에 꼽히는 포수 유망주인 조형우(22)였다. 하드웨어를 비롯한 자질 자체는 모두가 인정하고 있었다. 여기에 기본기, 세밀한 부분, 그리고 경기 경험까지 채워 넣으며 장기적인 팀의 주전 포수로 키우겠다는 구상이었다. 시즌 전 구단 일각에서는 “2026년 아시안게임을 바라보고 키워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조형우의 육성 프로젝트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베테랑 포수 이지영과 더불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 쭉 1군 엔트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출전 경기 수는 14경기에 그쳤다. 14경기 중 선발로 나선 경기는 9경기가 고작이었다. 이 기간 SSG가 총 38경기를 치렀으니 비중은 24% 남짓이었다. SSG가 프로젝트를 짤 때 생각했던 숫자와 거리가 있다.
SSG는 시즌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이지영 조형우의 출전 비중을 절반 정도로 맞춘다는 구상이었다. 마흔을 바라보는 이지영의 체력적인 부담도 생각해야 했다. 이렇게 나누면 이지영도 체력 문제에서 자유롭게 시즌을 치를 수 있고, 조형우의 성장도 같이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실제 시즌 극초반까지는 이 구상대로 잘 진행되는 듯했다. 시즌 첫 8경기에서에서 이지영이 5경기, 조형우가 3경기 선발 마스크를 썼다.
그러나 이 구상은 시간이 갈수록 흐지부지됐다. 조형우의 몸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이지영의 출전 비중이 확 늘어난 것이다. 이지영은 4월 14일 kt전부터 4월 27일 kt전까지 11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심지어 4월 21일 인천에서 열린 LG와 더블헤더에는 1·2경기 모두 선발 출전하는 강행군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생각했던 이 감독은 조형우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이지영의 성적이 너무 좋았다. 안정적인 투수 리드는 물론이고 8일까지 37경기에서 타율 0.292에 14타점을 기록하는 등 공격에서도 힘을 냈다. 그리고 SSG의 스탠스도 ‘리모델링’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성적’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결정권자인 이숭용 감독도 “조형우의 기량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도 “이지영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반반이었던 시즌 구상은 어느덧 4경기-2경기로 바뀌고, 결국은 그 구상마저도 지키지 못한 채 흘러갔다.
조형우의 2군행 가능성이 흘러나온 것도 이맘때다. 경기에 너무 나가지 못하니 오히려 성장을 하지 못하는 역설이 벌어진 것이다. 너무 적은 출전 시간 탓에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웠다. 조형우도 시즌 초반까지는 타율이 3할대를 유지했지만 이후 타율이 계속 떨어졌다. 8일 잠실 LG전 경기력도 별로였다. 결국 9일 경기를 앞두고 김민식과 바뀌어 2군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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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2026년 아시안게임 등을 논하는 건 우스운 일이다. 선수도 아프지 않고 프란트와 협의된 구상도 있었는데 성적이 더 급한 1군 코칭스태프는 그 구상과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앞으로도 성적 압박은 계속될 것인 만큼 획기적으로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차라리 입대를 시켜 빨리 군 문제를 해결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이지영과 김민식의 계약은 모두 2년이고, 내년까지는 보장 계약이 되어 있다. 2차 드래프트에서 영입한 박대온의 등록일수도 채워줘야 하는 SSG다. 입대한다면 지금이 적기다.
조형우가 1군에서 안정된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나리오는 이지영 등 다른 포수들의 부진이나 부상이다. 실제 SSG의 젊은 선수들이 최근 대거 1군에 모습을 보인 건 주축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기도 하다. 김성현 한유섬 추신수가 있을 때는 지켜보기만 했을 뿐 콜업까지 이어지지 않았던 선수들이 이 선수들이 없어지니 올라왔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을 가정한다는 것은 너무 잔인한 일이다. 이미 프로젝트는 성적 앞에 실패로 끝났다. SSG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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