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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반값, 화장품 너무 싸"…중국인 북적대던 명동, 확 달라졌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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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을 찾아 김밥을 산 핀란드인 관광객들. /사진=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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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선 물 1병 시켜도 2~3유로를 내야해요. 한국에선 공짜잖아요."

"프랑스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세럼 1병 사면 22유로(약 3만2000원)에요. 한국에선 반값이에요."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날인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는 유럽과 미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코로나19(COVID-19)가 유행하기 전 명동을 찾던 외국인 관광객은 중국인이 많았지만 최근엔 유럽과 미국 관광객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지하철 명동역 6번 출구에서 이어지는 거리 곳곳에서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가 들렸다.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에서 온 관광객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프랑스에서 온 산드라 쥬다씨(26·여)는 "스킨케어 제품과 음식을 사기 위해 친구와 명동에 왔다"며 "화장품 가게에 들어가서 가격표를 보고 머릿속으로 유로로 바꿔보면 거의 반값이라서 싸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어 "환전도 한국에서 유로를 원화로 바꾸면 프랑스에서 원화로 바꿀 때보다 더 싸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쥬다씨는 눈물의 여왕, 오징어게임, 펜트하우스 등 넷플릭스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한국 드라마를 봤다고 한다. 드라마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화장품에 관심이 생겼다. 프랑스에서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살 땐 한국에서 직접 사는 가격의 2배를 지불해야 한다.

쥬다씨와 함께 온 위즈 베리씨(27·여)는 "삼겹살을 먹기 위해 명동에 왔는데 파리 물가에 비하면 음식값이 정말 저렴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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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소피 메튜스씨가 작성한 '쇼핑 리스트'. /사진=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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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온 리자 페라욜로씨(34·여)는 "스타벅스 같은 프랜차이즈 가격은 비슷한데 김밥, 비빔밥 같은 음식은 밀라노 물가와 비교하면 훨씬 싸다"고 했다. 이어 "이탈리아에서 레스토랑에 가면 1인당 50유로(약 7만3000원)는 써야 하지만 한국에서 제일 비싸게 먹은 음식도 2명이서 30유로(약 4만4000원)를 썼다"고 했다.

페라욜로씨와 함께 여행 중인 루카 페라레지씨(32·남)는 "올리브영, 에잇세컨에서 물건을 많이 샀는데 밀라노 물가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라고 했다.

호주에서 온 소피 메튜스씨(31·여)는 명동에 오기 전 '쇼핑 리스트'를 작성했다. 그는 이름표, 수하물 꼬리표, 안경집, 손 소독제, 립밤, 동전 지갑, 화장품 소분용기를 사기 위해 다이소에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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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산드라 쥬다씨(왼쪽)와 위즈 베리씨. /사진=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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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씨는 "호주에도 다이소가 있지만 여기처럼 7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쓰는 곳은 없다"며 "다이소에서 사면 호주랑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싸게 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2주 동안 속초, 부산, 광주, 제주를 돌아다녔다"며 "제주도에서는 일행 8명과 흑돼지를 먹었는데 1인당 2만원 정도밖에 안 쓴 것 같다. 호주에 비하면 절반 가격이다"라고 했다.

명동에서 근무하는 종업원들도 다양해진 관광객 국적을 실감한다. 명동의 한 화장품 가게에서 일하는 대만인 라모씨(23·여)는 "올들어 미국과 유럽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온다"며 "중국인은 크게 줄었고 태국을 중심으로한 동남아시아인들과 일본인도 여전히 많이 온다"고 했다.

또 다른 화장품 가게 점원 박모씨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진 않았지만 관광객이 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미국과 유럽 관광객 비중이 코로나 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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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관광객들. /사진=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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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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