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은·박경훈 이어 세 번째 소환
사건기록 이첩 막고 외압관여 논란
‘VIP 격노’ 군검찰 조사 땐 부인
신범철·이종섭 등 수사 확대 예고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전날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사령관은 변호인 조력 없이 오후 10시30분쯤까지 조사를 받고 조서를 열람한 뒤 14시간43분 만인 이날 오전 0시25분 청사에서 나왔다. 김 사령관은 귀갓길에도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취재진 질의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4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과천=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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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지난해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초동 조사를 마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 8명을 적시해 경찰에 이첩하려 했는데, 이를 보류·회수하고 혐의자를 2명으로 줄이는 과정에 대통령실 등 윗선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김 사령관은 박 전 단장에게 윗선의 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초 박 전 단장은 지난해 7월31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언론 브리핑을 한 후 이틀 뒤 관련 자료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하려 했다. 그러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언론 브리핑을 취소하라고 지시했고, 김 사령관은 이첩 시기를 해외 출장 중인 이 전 장관이 귀국한 이후로 보류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이 이 전 장관 지시로 브리핑이 취소된 날 “국방부에서 경찰 인계 서류에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빼라고 한다”면서 “오전 대통령실에서 VIP(윤석열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1사단 수사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하면서 (이종섭 전)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자신에게 전했다는 게 박 전 단장 측 주장이다. 이 같은 대화가 이뤄진 날 김 사령관은 당시 박진희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 임기훈 국가안보실 비서관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은 군 검찰 조사에서 “VIP 언급 자체를 한 사실이 없다”며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가 이번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에 이어 김 사령관에 대한 조사까지 마치면서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이 전 장관 등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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