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작년 7월 해병대 채수근 상병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사고와 관련 있다. 박 전 직무대리는 지난해 8월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직접적 과실이 있는 사람으로 혐의자를 한정해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라’는 취지로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박 전 단장이 경찰에 채 상병 사건 조사 결과를 이첩하자, 국방부 검찰단은 자료를 회수했다.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는 회수한 자료를 넘겨받아 재검토 하고 경찰에 다시 이첩했다. 이 과정에서 혐의자가 기존 8명에서 2명으로 줄었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빠졌다. 공수처는 조사본부 책임자였던 박 전 직무대리가 이런 과정에 관여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작년 9월 민주당은 박 전 직무대리를 이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는 혐의자가 줄어드는 과정에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 등 윗선의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출석한 박 전 직무대리를 상대로 사건 기록을 재검토하는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지난 1월 박 전 직무대리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박 전 직무대리는 이날 오전 공수처에 출석하면서 ‘조사기록 재검토 과정에서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이 특정인을 혐의자에서 빼라고 지시했나’ ‘피혐의자 수는 왜 줄었나’ ‘임성근 사단장과 연락했나’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달 26일과 29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두 차례 조사했다. 유 관리관은 작년 폭우 실종자 수색 중에 채 상병이 사망한 사건을 조사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조사 축소를 지시했다는 혐의(직권남용 등)를 받고 있다.
공수처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조사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김 사령관은 채 상병 사망 사고에 대한 조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하려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이첩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는 혐의(직권남용)로 공수처에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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