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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 논란’ 류현진 클래스는 여전… 0.78㎝ 빠졌다고 하니 딱 그만큼 조절한 미친 제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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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류현진(37·한화)은 올해 KBO리그에 도입된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 논란의 중심에 섰다. 4월 24일 수원 kt전 등판 당시 ABS 존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 다음 날에는 “경기마다 존이 달랐다”는 취지의 말을 해 리그 관계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류현진이 한 말인 만큼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과 한화는 4월 23일 수원 kt전과 24일 수원 kt전 존이 미세하게 달랐고, 23일 경기를 보며 짠 플랜이 24일에는 통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23일에는 우타자 몸쪽, 즉 좌타자 바깥쪽이 상대적으로 넓다고 느껴 그에 맞춰 경기를 준비했는데 정작 24일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류현진은 좌타자 바깥쪽 보더라인으로 여러 차례 공을 던졌는데 이 공이 볼 판정을 받으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류현진의 불만이 터지자 KBO는 현재 구단에 제공하지 않는 로우 데이터를 이례적으로 전격 공개해 맞불을 놨다. ‘0.78㎝가 빠졌다’는 구체적인 ABS 데이터까지 첨부했다. KBO로서는 존이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항변한 것이지만, “평소에는 데이터를 요청해도 제공하지 않는 KBO가 류현진이 말하자 즉각 반응했다. 류현진을 죽이려 한 것”이라는 구단과 선수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ABS 논란이 오래 갈수록 좋을 것은 없었다. 역시 ABS 존에 불만이 있었던 최원호 한화 감독도 4월 30일 대전 SSG전을 앞두고 “구장의 성향을 빨리 파악해서 선수들이 거기에 적응을 하는 수밖에 없다. 구장마다 선수들이 느끼는 존의 변화 때문에 타자들도 그렇고, 투수들도 그렇고 조금 혼란스러운 것은 사실인데 어찌됐거나 시행이 된 만큼 선수들이 거기에 맞춰서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류현진이 ABS 쪽에 신경을 너무 많이 쓰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니까 일정 부분 받아들이고 적응하려고 노력해야 훨씬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런 류현진은 4월 3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6이닝 동안 2실점(1자책점)하며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인 끝에 시즌 두 번째 승리, 그리고 KBO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이날 의식적으로 ABS 존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분명 직전 등판을 참고해 이날 게임 플랜을 짰다는 것이 데이터에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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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8㎝가 빠졌다고 하니, 0.78㎝만큼 더 안으로 넣었다는 게 이날 류현진 투구의 기본을 관통하는 맥락이다. 지난 경기보다 공을 살짝 더 존 쪽으로 넣어 스트라이크 콜을 받아냈다. 2회 이지영의 초구 몸쪽 패스트볼을 비롯, 5회 최정의 초구 몸쪽에 붙은 공이 대표적이다. ‘트랙맨’ 데이터로 비교하면 4월 24일 데이터보다 1㎝ 미만으로 안에 더 들어와 스트라이크를 받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24회 최지훈 타석이나 5회 추신수 타석 때는 커브까지 위치를 조절하며 스트라이크 콜을 받았다. 류현진의 제구력은 분명히 클래스를 입증하고 있었다.

사실 ABS 존에 신경을 쓰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건 류현진과 같은 투수들이다. 제구가 있기에 그 미세한 차이를 공략하려고 하는데 제구력이 없으면 사실 그럴 엄두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4월 24일 존 논란도 류현진 정도니까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0.78㎝ 차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선수다. ABS 존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고 하던 대로 한다면 앞으로의 성적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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