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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난한 대통령' 우루과이 무히카 암투병…쾌유기원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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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가 큰 낫 준비" 특유의 언변으로 몸 상태 설명

재임 시절 경제발전 이끌어…세계 최초 대마초 합법화 논란도

연합뉴스

기자회견 통해 자신의 암 투병 사실 밝히는 무히카 전 대통령
(몬데비데오 AFP=연합뉴스)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전 대통령이 29일(현지기간) 몬테비데오 국민참여운동(MPP)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암 투병 사실을 밝히고 있다. 2024.4.30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재임 시절(2010∼2015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렸던 호세 무히카(88) 우루과이 전 대통령이 암 투병 중이라고 무히카 전 대통령 소속 정당인 국민참여운동(MPP)이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주 금요일 건강검진에서 식도암 진단을 받았다"며 "저는 20년 이상 자가면역 질환을 앓고 있어서, 몸 상태가 매우 복잡하다"고 말했다.

풍부한 비유를 바탕으로 한 각종 어록으로도 유명한 그는 그러면서 자신의 상황을 "전에도 제 인생에서 저승사자가 한 번 이상 침대 주위에 있었지만, 이번엔 (그가) 명백한 이유로 큰 낫을 준비해 온 것 같다"며 "나는 할 수 있는 한 내 사고 방식에 충실하게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페'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무히카 전 대통령은 우루과이 좌파의 아이콘이자, 국외에서도 명성을 얻은 이 나라의 상징적인 정치인이었다.

게릴라 출신인 그는 중도좌파연합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 우루과이 경제 발전과 빈곤 감소 등에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임 기간 빈곤율은 40%에서 11%로 떨어졌다.

특히 대통령 월급 대부분을 사회단체 등에 기부하거나, 1987년형 하늘색 폴크스바겐 비틀을 타고 다니는 검소한 모습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렸다.

대통령 관저 대신 수도 몬테비데오 외곽 허름한 집에서 오랜 기간 출퇴근한 것도 잘 알려져 있다.

가톨릭 전통을 고수하던 나라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가 하면 우루과이를 세계 최초로 기호용 마리화나 완전 합법화 국가로 만들어 국내에서 찬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연합뉴스

2013년 5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승용차에서 내리는 무히카 전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대통령 퇴임 후엔 상원에서 정치 활동을 이어가다 2020년 의원직 사퇴와 함께 정계를 떠났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특유의 언변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인물로 꼽힌다.

"삶에는 가격 라벨이 붙어 있지 않으니 나는 가난하지 않다", "권력은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하며, 단지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드러낼 뿐", "우리는 진짜 숲을 파괴하고 익명의 콘크리트 숲을 만들고 있다", "유일하게 건강한 중독은 사랑의 중독" 같은 말은 여전히 인구에 회자한다.

자신의 암 투병을 알리면서도 그는 "인생은 아름답지만 지치고 쓰러질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젊은이에게 전하고 싶다"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넘어질 때마다 다시 시작하고, 분노를 희망으로 바꾸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우루과이 국내를 포함해 국제사회에서는 무히카 대통령의 쾌유를 바라는 응원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8) 브라질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과거 무히카 전 대통령의 작은 비틀을 함께 탔던 사진을 게시하며 "당신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투쟁의 등불"이라고 썼다.

욜란다 디아스(52) 스페인 부총리 겸 노동부 장관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그는 질병이라는 새로운 싸움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적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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