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고관절·요추 부위 뼈 밀도 측정
골다공증 진단해 골절 위험 등 예측
50세 이상 여성이거나 키 줄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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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혈당처럼 뼈 건강을 점검해볼 수 있는 숫자가 있다. 골밀도 점수다. 뼈가 튼튼한 사람의 골밀도와 비교해 내 뼈 양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골량이 본격적으로 감소하는 중년이면 적극적으로 챙길 필요가 있다. 하지만 뼈 건강을 걱정하면서도 자신의 골밀도 점수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한골대사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50~70대 여성 응답자의 90%는 골다공증 골절이 노후에 위험한 질병임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도 5명 중 4명은 ‘나의 골밀도 수치’를 모른다. 자신의 골밀도를 알고 있는 응답자는 골다공증 예방과 관리에 더 신경 쓰며 뼈 건강에 도움되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밀도 검사는 척추, 대퇴골(고관절), 요추 부위의 뼈 밀도와 강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골다공증·골감소증을 진단하고, 골절 위험을 예측한다. 노화로 인해 뼛속을 채우고 있었던 성분들이 소리 없이 빠져나가면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질 수 있는 상태에 이른다. 뼈는 약해져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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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남성도 65세부터 검사 필요
검사에서 골밀도 점수가 낮게 나온다면 뼈가 약해 골절에 취약한 상태라는 의미다. 골밀도 T-점수가 -1.0이면 정상인보다 뼈의 양이 10~15% 감소한 것이다. 점수가 1만큼 감소하면 골절 발생 위험은 2~3배 높아진다. 점수가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골다공증 위험 인자는 ▶65세 이상 ▶50세 이상 여성 ▶조기 폐경
▶골절 경험 ▶예전보다 키가 줄거나 허리가 굽은 증상이다. 이 중 하나에 해당하면 바로 골밀도 검사를 받고 결과를 상담하길 권한다.
여성에서 폐경은 뼈가 약해지는 주원인이다.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골밀도 소실은 마지막 생리의 약 1년 전부터 급속히 진행한다. 폐경 전부터 골밀도 점수의 변화 추이를 보며 골다공증을 예방·관리하는 게 좋다. 결과 해석의 연속성이 중요하므로 동일한 곳에서 지속해서 검사받으면 좋다. 만 54세, 66세 여성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시행하는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골밀도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남성도 골다공증 위험 인자가 있으면 50세 이후부터는 골밀도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50세 이상 남성 두 명 중 한 명은 뼈에 함유된 칼슘·미네랄 등이 정상 이하로 떨어진 골감소증이다. 골감소증은 골다공증 전 단계다. 골밀도 검사에서 골감소증으로 진단받은 사람 중 가족력·음주·스테로이드·전립샘암 등 골다공증 위험 요인이 있으면 보다 적극적으로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게 좋다. 골다공증 위험 요소가 없는 남성은 65세 이후부터 골밀도 검사를 받으면 된다. 남성 골다공증은 뼈를 공격하는 여러 위험 요소가 쌓이면서 뼈가 서서히 약해지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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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 땐 골절 위험 50% 이상 낮춰
천식, 류머티즘 관절염 같은 질환으로 스테로이드를 오래 쓰면 스테로이드 유발성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엔 젊은 나이여도 골밀도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골밀도 검사는 검사 장비에 5~10분 정도 누워있으면 된다. 특별한 준비사항은 없고, 검사 후 바로 귀가할 수 있다. 검사에서 사용하는 방사선(X선)량은 자연에 존재하는 수준의 소량이다.
혈압·혈당을 관리하는 것처럼 골밀도 점수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골다공증이어도 약물치료를 잘 받으면 골밀도 점수를 높여 골절 위험을 50% 이상 낮출 수 있다. 한번 골절이 발생하면 연속적으로 골절을 경험할 위험이 커지고, 건강이 도미노처럼 악화한다. ‘골다공증 팩트시트 2023’(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손목·척추 등에서 골절이 발생했을 때 1년 이내에 또다시 뼈가 부러질 확률은 남성이 4배, 여성은 2배 높아진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골밀도 점수를 높이는 데 도움된다. 일상에서 뼈 건강을 관리하는 목적은 나이 들어서 뼈가 급격히 약해지는 속도를 늦추고,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골밀도는 사춘기 무렵에 급격히 증가하고 20~35세에 최대에 이른다. 이때의 골량을 최대 골량이라고 한다. 최대 골량이 많았던 사람은 이후 골 소실이 비슷한 속도로 일어나도 훨씬 유리하다. 젊을 때부터 영양·운동으로 뼈 건강을 최대한 다져 놓고, 이후 골밀도 검사로 변화 추이를 보며 골다공증을 예방해야 한다.
골량을 결정하는 세 가지는 호르몬·영양·신체 활동이다. 뼈를 튼튼히 하는 영양소인 비타민D는 햇빛을 쐬어야 생성된다.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에 하루 10분 이상 야외 활동을 하면 된다. 가볍게 걷는 산책에 더해 체중이 실리는 에어로빅·조깅 같은 운동을 해야 골밀도가 높아진다. 칼슘이 풍부한 멸치 등 뼈째 먹는 생선, 저지방·무지방 우유, 시래기나물 등을 챙겨 먹으면 좋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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