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가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 K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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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역시 임성재”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임성재가 28일 경기 여주의 페럼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3언더파 69타, 합계 11언더파로 이정환과 아마추어 문동현(18)을 한 타 차로 제쳤다.
피 말리는 생존 경쟁을 펼치는 PGA 투어 진출 선수들은 국내 대회 출전이 쉽지 않다. 임성재는 어떻게 해서라도 참가하려 한다.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던 2022년엔 국내 대회에 참가하려다 코로나19에 걸려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 나가지 못한 일도 있다.
나오면 최선을 다해 경기한다. 지난해 임성재는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역전우승을 하느라 힘이 빠져 다음 주 열린 PGA 챔피언십에서 부진했다. 메이저 대회 직전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대회에서까지 최선을 다하는 임성재의 투지 때문에 올해 우리금융 챔피언십의 일정을 바꿔야 했다.
그의 아버지인 임지택 씨는 “성재는 일 년에 한두 대회라도 국내 대회에 반드시 참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모든 걸 쏟아부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으로 임성재는 2019년 이후 출전한 4개 KPGA 대회에서 세 번 우승, 한 번 준우승을 기록했다. 또한 자신의 첫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고 지난해 제네시스 챔피언십 마지막 홀에서 1m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연장 끝에 박상현에 역전패한 아픔도 씻어냈다.
임성재는 미국에서 대회를 치른 직후 오느라 시차 적응 등 컨디션이 최고는 아니다. 한국에 오면 초반부터 치고 나가지는 못한다. 그러나 결국 마라톤에서 승리한다. 임성재는 “국내 대회에 참가하면 미국과 달리 많은 팬들이 따라다녀 힘이 난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2019년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는 최종라운드 7타 뒤에서, 지난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는 5타 뒤에서, 이번 대회에서는 2타 뒤에서 쫓아가 역전 우승했다.
선수들은 그린에서 식은땀을 흘렸고 짧은 퍼트에도 벌벌 떨었다. 안 그래도 빠르기로 악명 높은 페럼 골프장의 그린이 날이 더워 구운 과자처럼 딱딱해졌다.
그린이 빠른 마스터스에서 2위를 했던 임성재도 고생했다. 첫 홀 3퍼트 등 짧은 퍼트에 번번이 발목이 잡혔다. 한때 선두 장동규와 6타 차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임성재. 사진 K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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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아마추어인 문동현이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 K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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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파5에서 5타를 줄이며 선두가 됐다. 12번 홀이 하이라이트였다. 284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8m 옆에 붙여 놓고 이글을 잡아내 선두로 나섰다. 임성재는 지난 해에도 이 홀에서 이글을 잡으며 역전의 단초를 마련했다.
18세의 아마추어 문동현은 이날 6언더파를 치며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했고 특히 마지막 3개 홀에서 2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가 됐다. 임성재는 그러나 파5인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한 타 차로 승리했다.
임성재는 “PGA 투어에서 스코티 셰플러가 5경기에서 4승을 했는데 선수들 모두 놀라고 신기해 한다. 나도 보고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여주=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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