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준비단 첫 출근
“일 잘하는 공수처 만들겠다”
오 후보자는 이날 ‘일 잘하는 공수처’를 강조했다. 오 후보자는 “공수처가 실제로 (일을) 어떻게 해왔는지는 보고받은 바 없지만, 언론을 통해 본 바로는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효능감을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라며 “수장이 된다면 조직에 기운을 불어넣고 독립된 수사기관으로서 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가꿀 예정”이라고 했다. 오 후보자는 “일 잘하는 공수처, 수사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하겠다”고도 했다. 오 후보자는 지난 26일 입장문을 통해 “공수처가 지난 3년간 국민적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오 후보자는 공수처가 수사 중인 ‘해병대 채 상병 수사 외압’ 사건에 대해 “아직 보고받은 바 없다”고 했다. 이어 ‘채 상병 사건에 대통령실 개입 정황도 나왔는데 성역 없는 수사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도 “아직 보고받지 못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히 수사할 생각”이라고 했다. 오 후보자는 야당이 21대 국회 임기 내에 ‘채 상병 특검법’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을 안 해봤다”라며 “저는 공수처장 임명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고, 정치권에서 일들에 대해서는 그 배경 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진 못했다”고 했다.
오 후보자는 ‘여권 추천 인사여서 수사 독립성을 지킬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에 “국회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됐고, 오랜 시간을 거쳐 지명됐다”고 답했다. 이어 “여권 추천인지에 상관없이 독립 수사기관의 수장으로서 성실히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 후보자는 ‘판사 출신이라 수사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가 판사 출신인 것은 맞다”면서도 “유능한 수사 능력을 갖춘 차장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공수처가) 꼭 수사만 하는 것도 아니고 공소유지도 해야 한다”라며 “제가 형사 재판을 오래했기 때문에 저의 능력을 100% 헌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어떤 인물을 차장으로 제청할지는 “일단 저와 호흡이 잘 맞아야겠고 조직 융화적이면서도 수사 능력이 탁월한 분을 여러 군데를 수색하면서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공수처의 수사 속도 지연과 인력 유출에 대한 해결책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작은 조직으로 굉장히 힘들게 수사하는 것 같다”며 “그런 부분도 처장이 된다면 개선할 방안에 대해 국회에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오 후보는 과거 미성년자 상습 성폭행범을 변호해 논란이 된 점에 대해서는 “변호사로서 적법절차 위반 문제를 많이 말씀드렸다”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런 부분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26일 지명된 오 후보자는 이날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에 들어갔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오 후보자는 부산 낙동고와 서울대 독문학과를 졸업했고 1998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용됐다. 울산지법 부장판사,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등을 거쳤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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