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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연이은 판사출신 공수처장 후보… 미성년 성폭행범 변호 논란 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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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 공석 석달만에 오동운 지명

20년 법관 생활, 尹과 접점은 없어

尹, 檢출신 지명때 논란 우려한듯

공수처, 채 상병사건 핵심 피의자 조사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석 달간 수장 공백 사태를 맞았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에 세간의 예상과 달리 판사 출신 오동운 변호사(55·사법연수원 27기)를 낙점했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이 검찰 출신을 처장 후보자로 지명할 경우 야권을 중심으로 자칫 수사 개입 가능성을 쟁점화할 수 있는 만큼 잡음을 최소화하려 고심한 대목이 보인다고 여권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 후보자 지명을 알리며 “법원에서 20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재판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 왔다”고 판사 출신 인선을 부각했다. 이 관계자는 공수처가 수사 중인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과 관련한 특검이 추진되는 시점에 처장 후보를 지명한 데 대해서도 “공수처장 지명이 너무 늦어짐에 따라 수사를 무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다가, 막상 공수처장을 지명하자 수사를 방해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한다면 온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경남 산청 출신으로 부산 낙동고와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오 후보자는 부산지법 판사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울산지법 부장판사,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 헌법재판소 파견 등을 거쳤다. 윤 대통령과는 별다른 접점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 후보자는 “공수처가 명실상부한 독립적 수사기관으로서 권력기관을 견제하고 부패 범죄를 일소하는 책임과 역할을 다하여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자와 함께 2인 후보로 추려졌던 검찰 출신 이명순 변호사(57·사법연수원 22기)는 낙마했다. 윤 대통령과 불법 대선자금 수사팀에서 근무한 이력, 대검 중수부 검사들의 옛 친목모임인 ‘우검회’ 소속 이력 등이 자칫 중립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판사 출신이 연이어 수장을 맡게 되면서 공수처의 수사 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 후보자가 미성년자 상습 성폭행범을 변호했던 전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 후보자는 2018년 4명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남성의 재판을 변호했는데, 1심 법원은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2심에선 징역 7년으로 감형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오 후보자는 “(미성년자 성폭행 부분보다) 절차적, 법리적인 문제에 더 집중해 변론한 사건”이라고 해명했다.

공수처는 이날 채 상병 순직 사고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핵심 피의자인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유 관리관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전화를 걸어 채 상병 사망 관련 수사 내용을 축소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수처는 조만간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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