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성장률 '2% 중반' 관측도
'3고'에 내수 강세 지속 "의구심"
25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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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1~3월) 한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내수(소비와 투자)의 예상 외 선전 덕분인데, 내수 성장세가 지속될지는 현시점에서 예단이 어렵다는 게 한국은행 판단이다.
25일 한은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기 대비)이 1.3%라고 속보치를 발표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1.4%)과 비슷한 수준, 2021년 4분기 1.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2년 3개월 만에 0% 성장에서 벗어났다. 기획재정부와 시장은 당초 0.5%, 0.6% 성장을 예상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예상(2.4%)을 뛰어넘은 3.4%로 집계됐다.
분기별 GDP 성장률. 그래픽=신동준 기자 |
수출이 계속 견조한 가운데 내수의 '깜짝 성장'이 성장률 반등으로 이어졌다. 민간소비 성장률은 재화와 서비스가 모두 늘며 전기 대비 0.8%를 기록했다. 전 분기 마이너스(-)4.5% 역성장했던 건설투자는 2.7% 약진했다.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0.4%포인트에서 0.7%포인트로 역전한 배경이다.
한은은 그러나 '내수 회복' 평가를 내리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간소비의 경우 지난 분기 기저효과, 대외활동 증가에 더해 휴대폰(삼성전자 갤럭시 S24) 출시라는 일회성 이벤트가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은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아직 1.1% 증가 수준"이라며 "민간소비가 완전히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건설투자는 기저효과 및 양호한 기상 여건 덕분에 대단지 아파트의 마무리 공사가 진행되며 크게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신 국장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불확실성1이 상존해 있고, 수주·착공 등 건설 관련 안 좋았던 지표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되돌림을 우려했다. 따라서 이번 내수 반등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순수출(수출-수입) 성장기여도는 0.6%포인트로 4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이 전 분기 3.5%에서 0.9%로 크게 줄었지만 한은은 수출 레벨(수준)이 높고 수출 중심 경기 회복이 이어진다는 데 의의를 뒀다. 최진호 우리은행 연구원도 "전년 동기 대비 성장기여도를 보면 내수(-0.4%포인트)보다 순수출(3.9%포인트)이 월등히 높다"고 짚었다.
"올해 성장률 2% 중반도 가능"
신승철(왼쪽 두 번째) 한국은행 경제통제국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관련해 세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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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성장률 전망도 상향 가능성이 크다. 1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수출을 근거로 연간 전망(2.1%) 상향의 운을 띄웠다. 1분기 내수 '서프라이즈'까지 계산하면 "2% 중반 성장도 가능하다"(KB증권 등)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이례적으로 GDP 설명회를 연 기재부도 "2.3% 이상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1분기 반작용으로 2분기 GDP는 대폭 후퇴할 수 있다.
하지만 내수 모멘텀(성장 동력)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많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는 소득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실질소득이 충분히 증가하지 않았다"며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도 이날 연간 경제 성장률을 2.4%로 상향하면서도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고금리와 고물가의 이중고로 인해 (회복)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기재부는 통상 '낙수효과'로 불리는 수출의 내수 파급효과와 물가 둔화 추세를 이유로 "내수 회복세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낙관했다. 윤인대 경제정책국장은 민간소비에 대해 "이제 바닥을 지나고 위쪽으로 회복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 조심스럽게 말씀드려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1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불확실성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은 사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대출해 주는 금융기법이다. 신용도나 담보를 보는 다른 대출과 구분된다. 고금리 및 부동산시장 둔화로 건설사 등에 PF 대출을 내준 금융사들이 돈을 돌려받지 못할 우려(PF 대출 부실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세종=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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