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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채상병 수사, 특검이 해야 하는 이유 [4월23일 뉴스뷰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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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8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4.25) 아침에는 △의대 교수들 오늘부터 사직 등 의료난(5곳)이 가장 큰 뉴스입니다. 이어 △2월 출생아 2만명 첫 붕괴(3곳) △국내 첫 지구 관측용 군집위성 1호 발사(2곳) △이재명 대표, ‘채 상병 특검’ 요구(2곳) △가자전쟁 항의 시위, 미 대학가(2곳) 등의 뉴스가 신문 1면에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채 상병 특검
② 시선, 클릭!
- 결혼 비용만 6000만원 든다고?
- 독문과·불문과, 인문학과 사라진다
- 분양아파트 로또는 옛말
- 미 대학가 반전시위 확산
③ Now and Then : 방랑자(박인희, 1976)







① 차이의 발견





# 채 상병 특검 요구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일대일 회담을 앞두고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법’ 수용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과 함께 ‘채 상병 특검’이 이번 회담의 주요 사안으로 떠올랐습니다.



1. 이재명 대표, 채 상병 특검 요구 이유



-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회담을 제의했을 때만 해도, 이 대표는 ‘민생’만 얘기했습니다. 그러다 어제(24일) 이 대표가 직접 최고위원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을 언급했습니다. 회담 제의 이후인 지난 22일 대통령실의 개입 정황이 드러나는 보도가 이어지는 등 이 사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점점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보도가 이어지지 않았어도, 채 상병 특검을 의제에서 제외하긴 쉽지 않았겠지만, 보도가 이를 좀더 앞당긴 측면이 있습니다.



- 민주당 의원들뿐 아니라 국민 여론도 채 상병 특검법을 요구하고 있음을 반영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 3명 중 2명이 채 상병 특검에 찬성하고 있다. 채 상병 특검을 하라는 게 국민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20~21일 실시한 조사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5.2%가 ‘반대’라고 답했다고 23일 발표했는데, 이 조사를 인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며, 휴대전화 가상번호 활용 무선 ARS 방식)



2. 커지는 대통령실 개입 의혹



- 2023년 8월2일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경북경찰청에 도착해 사건을 이첩할 때, 대통령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는 사실이 지금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개입 관련 의혹만 보면, 이날 오전 10:30~11:50까지 경북경찰청에서 사건을 이첩합니다. 이후 전화통화 내역을 시간순서대로 보면,



①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파견 경찰관)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ㄱ관계자
② 12:40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ㄱ관계자 -> 경북경찰청 간부, “국방부에서 사건 회수 원한다”
③ 12:50~오후 3:56 임종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2차장 ->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2차례 전화
④ 오후 1:03, 김계환 사령관 ->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⑤ 오후 1:26 국가안보실 파견 김형래 대령 -> 김화동 해병대 사령관 비서실장
⑥ 오후 1:50 유재은 법무관리관 -> 경북경찰청 간부, “사건기록 회수하겠다”
⑦ 오후 4:13 김계환 사령관 ->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⑧ 오후 늦게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통화
⑨ 오후 7:20 국방부 검찰단, 경북경찰청 방문해 사건기록 가져가
⑩ 오후 8:40 김계환 사령관, 박정훈 대령 보직해임심의위원회 개최



- 통화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으나, 누가 누구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후 전화를 받은 사람은 또 누구에게 전화를 했고, 나중에 전화를 받은 사람이 전화를 건 사람에게 다시 전화를 걸은 내역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것만 보면, 전형적인 ‘지시-이행-보고’ 형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주도적으로 움직였고, 국방부와 해병대는 이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듯한 장면이 눈에 보입니다. 이제 그 전화통화에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가 국민들이 납득하게끔 나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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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수처와 특검



- 현재 채 상병 수사는 공수처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공수처 수사는 최근 핵심 피의자를 불러 조사하는 절차에 돌입해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내일(26일) 출석시키는 등 수사에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 채 상병 수사는 방향은 간단한데, 제대로 된 결과를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이고, 그리고 그 파급효과가 어디까지 미치게 될 지 주목됩니다. 우선 위 전화통화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경북경찰청 간부-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통화-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라인, 그리고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임종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2차장 라인 등의 연결고리를 조사하면 됩니다. 이어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에 대한 조사가 이어져야 합니다. 핵심은 ‘대통령실이 국방부에 어떤 지시를 했느냐’, ‘그 대통령실 지시는 누구의 결정이었느냐’, 그리고 ‘대통령은 누구에게 어떤 지시를 내렸느냐’입니다.



- 채 상병 수사의 목적은 ‘진실규명’이고, ‘특검’은 이를 위한 방법입니다. 여권은 그동안 줄곧 ‘공수처 수사가 진행중인데, 특검 주장은 안 맞지 않느냐’는 주장을 폈습니다. 그런데 공수처는 인력 부족, 그리고 관계자들의 수사 비협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 대통령이 뚜렷한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차기 지명을 미루면서 공수처장은 3개월째 공석 상태입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 이명순·오동운 변호사를 윤 대통령에게 추천했는데, 이들은 모두 여권이 추천한 인물입니다. 이 가운데 이명순 변호사는 윤석열·한동훈과 함께 불법 대선자금 수사팀에서 근무한 바 있습니다. 이후, 이들은 함께 ‘우검회’(우직한 검사들의 모임)를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현 이원석 검찰총장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런 분이 공수처장이 되면, 대통령실을 겨누는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요.



- 또 공수처는 현재 처장, 차장, 수사1부장까지 조직내 1~3위가 다 공석입니다. 현재 수사검사는 모두 20명인데, 여러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채 상병 수사가 진척되고 있으나, 수사 초기에는 지지부진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계가 분명합니다. 어찌보면,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진 데에는 이처럼 공수처 무력화를 시도한 윤 대통령의 자업자득적 성격도 있습니다.



- 민주당의 특검 요구에 정치적 의도가 왜 없겠습니까. 특검이 성격상 정치적 기류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채 상병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현재의 공수처 관련 기능을 대폭 보완하지 않는 한 쉽지 않아 보이고, 더욱이 현재의 공수처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이 이를 적극적으로 한다고 보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따라서 특검이 상대적으로 채 상병 수사에 더 나은 선택지가 된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4. 여야 분위기



- 여권은 특검 후보자를 야당이 추천하도록 한 내용이 ‘독소조항’이라는 이유로 특검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여당 추천인사로 특검 후보자를 정해야 할까요. 민주당은 21대 국회 마지막 회기가 시작되는 5월에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한다는 입장인데, 대통령은 또 거부권을 행사하게 되는 걸까요.



- 대통령실에서는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 외에도 여러가지 요구안을 거론하는 데 대해 “과하다”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회담이 어그러질 경우, 이 대표에게도 타격이 있겠지만, 윤 대통령이 입게 될 손실이 훨씬 더 큽니다. 민주당이 이를 잘 알기에, 대통령실이 보기에 강경한 입장을 쉽게 누그러뜨릴 것 같진 않습니다. 이를 이전처럼 여론전으로 책임 덮어씌우기 형태로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접는 게 좋을 듯합니다.



- 대통령은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둔 것일텐데, 민주당 입장에선 그렇게 들러리를 서고 ‘빈 손’으로 돌아올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더욱이 이번 회담은 ‘항복 선언식’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외교협상처럼 똑같이 주고받는 ‘Give & Take’도 아닙니다. 이번 만남이 총선 참패로 인해 이뤄졌음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합니다. ‘민주당’이 아니라, ‘민심’의 요구사항을 따르겠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이를 떠나 눈앞의 민주당, 이재명 대표만 상대하려 한다면 계속 힘들어집니다. 대통령은 계속 “말을 듣겠다”고 하는데, 이 ‘듣겠다’가 수동적 자세로 “들어는 줄게”라는 식이 되어선 곤란합니다.



- 아울러 ‘원샷’으로 모든 게 끝낼 순 없습니다. 이번을 시작으로 앞으로 자주 만나고, 필요하면 서로 전화통화도 하면서 난국을 함께 풀어나가겠다는 자세가 더욱 중요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윤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에게 권한을 내어줄 자세를 지녀야 하고, 이 대표는 책임을 함께 떠안을 자세를 지녀야 합니다. 시작은 현재 권력을 쥐고 있는 대통령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5. 언론 보도



- 한겨레와 조선이 사설을 썼습니다. 한겨레는 “대통령실이 야당 제안을 자꾸 취사선택하려 해선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고, 조선은 “일단 만나라”고 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 윤-이 만남, 민생·특검 방안 모두 열어놓아야
조선 = 尹 대통령·李 대표 만나는데 의제 정할 필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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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시선, 클릭!





# 결혼 비용만 6000만원 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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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문과·불문과, 인문학과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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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8년으로 되돌아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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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1970년대 원조 포크 가수인 박인희씨가 70대의 나이에 컴백 콘서트를 갖는다고 합니다. 박인희는 1970년대 통기타 가수의 시초로 야외 캠핑 때마다 불려지는 ‘모닥불’ 외에도 박인환의 시 낭송곡인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외에도 봄이 되면 지금도 부르는 ‘봄이 오는 길’(산너머 조붓한 오솔길로 봄이 찾아 온다네~), ‘그리운 사람끼리’ 등 숱한 히트곡으로 올드팬의 추억 속 인물입니다. 1970년 혼성듀엣 뚜와 에무와로 데뷔해 70년대에서 80년대 초반까지 라디오 음악방송 진행자로도 널리 알려졌는데, 1981년 홀연 미국으로 떠나 이후 줄곧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내왔습니다.



박인희는 ‘도나도나’, ‘스카보로의 추억’, ‘제네파 쥬네파’ 등 외국 번안곡도 자주 불렀는데, 청아한 목소리가 특징입니다. 똑같이 존 바에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에도, 몇 살 아래인 동시대의 양희은이 ‘아침이슬’, ‘상록수’, ‘늙은 군인의 노래’ 등 사회참여적 성격을 띄었다면, 박인희는 서정성에 머물렀던 점이 차이로 보여집니다. 그 시절 목소리 톤으로 보면, 똑같이 티끌 하나없이 맑은데, 양희은이 청량하다면 박인희는 청아하다고 할까요. 70년대에 똑같이 통기타 가수, 방송 진행자로 활동했는데 이후 양희은이 1990년대 이래로 늘 대중들과 함께 지내왔던 데 비해, 박인희는 1981년 이후 훌쩍 사라져 사람들의 그리움이 컸습니다.



은둔자로 살아가다, 지난 2016년 올드팬들의 성원으로 귀국해 전국투어 콘서트를 가진 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유튜브를 타고 자신의 노래가 계속 퍼지고, 팬들끼리 모여 음악회를 열고 있다는 소식에 “너무 죄송하고 감사해서” 8년 만에 다시 돌아와 콘서트를 연다고 합니다. 지난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그는 자신의 노랫말처럼 청아하고 품격있는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오래 전 추억 속 소녀가 이렇게 할머니가 되어 돌아와 죄송하다”며 겸양의 미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외국에는 나이든 가수들이 여전히 무대에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창시절 들었던 록그룹들이 60~70대의 나이에 여전히 미국 순회공연을 갖는 모습이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 그래미 시상식에는 81살의 조니 미첼이 지팡이를 짚고 의자에 앉아 1960년대 자신의 히트곡인 ‘Both Sides Now’를 후배 가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르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20대 때와는 목소리도 톤도 달라졌지만, 오히려 깊이를 알 수 없는 연륜을 더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올드팬들이 계속 문화소비를 한다면, 가능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박인희씨의 목소리는 여전히 청아하지만, 젊을 때에 비해선 파워도 좀 약하지만 음정도 조금 흔들리는 등 그때 같진 않다는 게 솔직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박인희를 통해 “다시 한 번 그 시절로 가고 싶어라’(끝이 없는 길)는 감흥을 줄 수 있다면, 그걸로 팬들은 다 얻은 것이겠지요. ‘박인희 콘서트’는 6월14일 저녁 연세대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영상은 이태리 칸소네를 번안한 ‘방랑자’(Vagabondo, 1976)입니다. 1977년 텔레비전 영상으로, 장소는 지금의 기흥 고매리 근처라고 하네요.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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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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