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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 폭행·협박에 굴복했던 후배들…선수협, 제2의 오재원 사태 막는다 “거절 힘들면 협회에 비공개 신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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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형준 기자]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마약 투약한 혐의를 받는 전 야구선수 오재원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0일 오재원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은 이에 앞서 10일 오재원과 함께 있던 한 여성의 신고로 오재원을 마약 투약 혐의로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당시 오재원은 신고한 여성과 함께 마약 간이 시약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귀가했지만 경찰의 추가 단서가 확인되며 19일 체포됐고, 이튿날 구속되는 사태에 이르렀다.오재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3.21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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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선 기자] 1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총회가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렸다.김현수가 동료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12.01 /sunday@osen.co.kr


[OSEN=이후광 기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회장 김현수(LG 트윈스)를 필두로 오재원 사태 재발 방지에 나선다.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지난 24일 오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오재원의 수면제 대리처방 사태와 관련해 김현수 회장이 KBO리그 10개 구단 선수단 전원에게 발송한 안내문을 공개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따르면 오재원의 전 소속팀이었던 두산은 소속 선수 8명이 과거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 오재원에게 건넨 사실을 이달 초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두산 관계자는 OSEN에 “오재원 사태가 터진 뒤 구단 자체적으로 1, 2군을 통틀어 대리 처방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파악한 내용을 절차에 따라 4월 초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고,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현재 구단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마친 상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선수들은 현재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오재원은 현역으로 뛰던 2021년부터 후배들을 협박해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인 스틸녹스정 대리 처방을 강요했다. 자진 신고한 8명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시 오재원이 주로 성품이 순하고 아직 빛을 보지 못한 1.5~2군급 선수들만 골라 ‘불법 행위’를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오재원은 수년간 후배들에게 대리처방을 강요하며 폭행과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끊임없이 대리 처방을 강요하면서 “(수면제를 받아오지 않으면) 칼로 찌르겠다”, “을 지져 버리겠다” 등의 협박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위계질서가 강한 야구계 특성 상 힘없는 후배들은 ‘우승 캡틴’이었던 오재원의 협박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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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형준 기자]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마약 투약한 혐의를 받는 전 야구선수 오재원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0일 오재원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은 이에 앞서 10일 오재원과 함께 있던 한 여성의 신고로 오재원을 마약 투약 혐의로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당시 오재원은 신고한 여성과 함께 마약 간이 시약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귀가했지만 경찰의 추가 단서가 확인되며 19일 체포됐고, 이튿날 구속되는 사태에 이르렀다.오재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3.21 /jpnews@osen.co.kr


실제로 자진 신고한 두산의 A선수는 “되게 무서운 선배였어요. 팀에서 입지가 높은 선배님이시고 코치님들도 함부로 못 하는 선수여서 괜히 밉보였다가 제 선수 생활에 타격이 올까 봐…”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김현수 회장은 “수면제 대리처방 사건은 선배라는 위치를 이용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 받아오도록 후배에게 강요하며,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등의 보복행위를 벌인 반인륜적이며 불법을 하게한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오재원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제2의 오재원 사태를 막기 위한 두 가지 방지책을 제시했다.

김현수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여러 가지 형태의 불법적인 행위를 쉽게 접할 수 있고, 프로선수인 우리들은 이러한 것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라며 “유혹에 노출됐다면 부디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떠올려주면 좋겠다. 한순간에 자신이 쌓은 커리어가, 자신의 꿈이 무너질 수 있다. 개인의 일탈이 혼자만의 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생각하며 유혹을 뿌리치길 바란다. 혼자서 뿌리치기 어렵다면 고민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라. 선수협회가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리겠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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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형준 기자]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마약 투약한 혐의를 받는 전 야구선수 오재원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0일 오재원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은 이에 앞서 10일 오재원과 함께 있던 한 여성의 신고로 오재원을 마약 투약 혐의로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당시 오재원은 신고한 여성과 함께 마약 간이 시약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귀가했지만 경찰의 추가 단서가 확인되며 19일 체포됐고, 이튿날 구속되는 사태에 이르렀다.오재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3.21 /jpnews@osen.co.kr


두 번째 방안은 선수협 비공개 선수고충처리 시스템 이용이었다. 김현수는 “선배의 받아들일 수 없는 비상식적인 요구는 해서도, 받아줘서도 안 된다. 선배의 비상식적인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한 요구를 받았다면 명백하게 선배의 잘못이다. 강압적인 분위기속에 거절하기 힘들다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라. 선수협회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이다. 협회가 우선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구체적으로 “선수협회는 지난 2022년부터 선수정보시스템을 통해 선수고충처리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신고한 선수 본인과 협회의 사무총장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볼 수 없는 비공개 프로그램이다”라며 “협회는 또한 고문변호사님을 통해 법적으로도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선배의 언어적, 정신적 폭행으로 인해 고통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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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 OSEN DB


김현수는 “올해까지인 선수협회장 임기 동안 위계가 확실한 선수단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다. 다만 피해를 받고 있는 선수가 비상식적이고 불합리한 상황에 맞설 수 있는 시스템은 활성화하겠다. 이는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선배들이 변해야 하고, 후배들도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그래야 근절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협에서는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이사회와 퓨처스리그 순회미팅을 통해 선후배 사이에 앞으로는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하도록 하겠다”라며 “현재 KBO리그는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많은 팬분들의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우리들은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을 드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리그에 임하고 있다. 경기 외적으로 팬들에게 사랑받고, 사랑하는 가족을 보호하고, 우리의 그라운드를 지키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고 함께 발전하자”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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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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