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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권 가져간 사위 연락 '뚝'…애지중지 키운 손녀와 생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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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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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이혼하면서 양육권이 사위에게 넘어가 하나뿐인 손녀를 못 만나고 있다는 조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2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딸 부부가 이혼한 이후 손녀를 보지 못해 힘들어하는 외할아버지 A씨의 고민이 소개됐다.

A씨 부부는 맞벌이하며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했다. 딸은 밤늦게까지 학원에 있어야 했다. 세월은 쏜살같이 지나갔고, 딸은 스무살이 되자마자 결혼했다. 결혼 상대라며 데려온 남자는 A씨의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결국 그는 결혼을 허락했다.

A씨는 딸을 키우면서 사랑과 관심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딸과 사위에게 '맞벌이하기보다는 자식과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 조언하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딸 부부는 그런 이야기를 할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바쁘게 일했다.

그러다 손녀가 태어났고, 맞벌이하는 딸과 사위 대신 A씨 부부가 손녀를 돌봤다. A씨는 딸에게 주지 못했던 사랑을 손녀에게 듬뿍 쏟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딸은 결혼 8년 만에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며 이혼했다. 양육권은 사위가 가져갔고, 딸은 한국이 숨 막힌다며 유학을 떠났다.

A씨는 "손녀가 너무나 보고 싶어 괴로운데, 사위는 제 연락을 피하고 있다"며 "딸은 양육비를 보내고 있지만 면접 교섭은 하고 있지 않다. 외할아버지인 제가 손녀에 대한 면접 교섭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면접 교섭제도는 이혼 가정에서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모가 자녀를 만나거나 연락할 수 있는 제도다. 기본적으로 부모와 자녀 사이의 권리이지만 민법은 부모의 사망, 질병, 외국 거주, 교도소 수감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자녀와 면접 교섭을 하지 못할 경우 조부모도 면접 교섭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명인 변호사는 "민법에서는 오랜 시간 면접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체가 부모 일방에 국한돼 있었다"며 "그러나 시대가 변해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가 늘어나면서 2016년 개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한계가 있다. 부모는 자동으로 면접 교섭권이 인정되지만, 조부모는 가정법원에 청구하고 그 결정에 따라 권한을 부여받는다"며 "따라서 조부모는 면접 교섭권을 침해당해도 법적으로 구제받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외국에서는 조부모는 물론, 가족이 아닌 제3자의 면접교섭권도 폭넓게 보장하는 추세"라며 "유럽인권재판소는 부모 대신 아동을 돌봐온 소아과 의사 후견인에게도 면접교섭권을 인정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면접교섭권 대상을 형제자매와 제3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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