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스카우트연맹 부정 평가
“한국연맹, 정부에 외면당해
주체적인 행사 되지 못했다”
여가부 “별도 요청 없었다”
지난해 8월 전북 부안군 새만금 행사장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무더위에 지친 참가자들이 넝쿨 쿨링터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창효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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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스카우트연맹이 지난해 ‘새만금잼버리 검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연맹은 한국 정부가 행사에 지나치게 관여하고, 관리도 부실하게 했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지난 16일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새만금잼버리) 검토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해 9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임명한 검토진 6명이 작성한 보고서로 새만금잼버리 문제점과 제언을 포함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새만금잼버리 검토 절차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지적을 담았다. 검토진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검토진에게 필요한 정보, 특히 행사와 관련된 재정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정보 부족으로 인해 재정적 우선순위, 지출 내역 등 주요 내용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적었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아닌 정부가 ‘사실상 주최자’가 돼버린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검토진은 “한국 정부의 재정적 기여는 인정한다”면서도 “정부의 관여로 인해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관리도 부족했다”고 했다. 새만금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주최하고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주관한 행사다. 주관 부처는 여성가족부다. 정부는 국비 302억원, 지방비 419억원 등 대규모 예산을 투입했다. 이에 대해 검토진은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정부의 막대한 재정 지원으로 인해 한국 정부로부터 외면당했다”고 했다. 정부가 재정을 통해 행사 전면에 나선 탓에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주체적으로 행사를 준비하기 어려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에서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에 파견한 인력이 자주 교체돼 책임이 분산됐다고도 평가했다.
새만금잼버리 진행 과정 전반을 두고도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검토진은 “안전, 보안, 청소년 보호, 의료 지원, 식단, 위생, 행사장 이동, 기상 대응 측면에서 새만금잼버리를 검토한 결과 상당한 결함이 있었다”고 했다. 검토진은 도로 폭이 좁아 구급차 통행로 및 보행로가 확보되지 않거나, 긴급 구호팀이 부족해 안전 관리에 취약했던 점 등을 문제 삼았다. 행사 대부분을 한국어로 진행한 점도 비판 대상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세계스카우트연맹에서 정보 제공에 대한 별도 요청이 있지 않았다”며 “정부 개입이 지나쳤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잼버리 지원 특별법에 따라 필요한 예산을 지원한 것이기 때문에 보고서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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