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스카우트연맹 잼버리 보고서 발간
“안전, 보안, 위생 등 운영에 결함 발견”
“안전, 보안, 위생 등 운영에 결함 발견”
태풍 ‘카눈’이 지나간 지난해 8월 11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렸던 전북 부안군 야영지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사진 = 연합뉴스] |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지난해 8월 열린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대해 한국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23일 세계스카우트연맹 발간의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사실상 대회 주최자 자격에 오르면서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소외돼 버렸다”며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조직위는 여러 차례 인원이 교체됐으나, 그 과정에서 제대로 인수인계가 이뤄지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한국 정부가 제공한 많은 자금으로 인해 한국스카우트연맹은 (행사 운영에서) 배제됐다. 결과적으로 한국 정부가 잼버리의 실질적 주최자가 됐고 이는 기존의 행사 조직 과제를 악화시키고 다수의 구조적, 조정상의 어려움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가 후원 역할에 그친 게 아니라, 행사 운영과 기획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주도적으로 행사를 준비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에 따라 조직위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기획재정부·교육부·여성가족부 장관을 부위원장으로 하는 정부지원위원회를 꾸렸다.
보고서는 이처럼 여러 부처가 주관 부서로 참여하게 되면서 조직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해졌고, 실행 구조는 취약해졌으며, 의사소통 과정에서는 엇박자가 났다”며 “한국 정부가 재정적인 면에서 기여한 점은 인정하지만, 과도한 관여가 많은 구조적인 문제를 야기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8월 10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아랍에미리트(UAE) 참가자들이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해 사유의 방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 =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대회 당시 여러 차례 국내외에서 지적받아왔던 조직위의 미숙한 운영은 이번 보고서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잼버리와 같은 대규모 행사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되지만, 안전, 보안, 청소년 보호, 의료 지원, 식사 요구, 위생, 현장 이동, 날씨 대응 등 각종 부분에서 상당한 결함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행사장을 오가는 도로는 비좁고 험난해 구급차는 물론이고 버스나 보행자가 다니기 힘들었고, (조직위는) 효과적으로 교통 관리를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통행로 상황이 험난했으나 저녁이 돼도 조명 하나 없었다고 했다.
아울러 행사가 대부분 한국어로 진행됐고, 위급 상황이 발생할 때도 세계스카우트연맹 공식 언어인 영어와 불어로만 안내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참가 인원이 많았던) 아랍어와 스페인어로도 안내를 제공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역사적으로 잼버리의 경우 신뢰를 기반으로 진화해 왔지만 이번 대회의 경우 신뢰 부족에 따라 책임의 공백을 초래했고 이는 여러 행사 운영의 어려움에 대처하기 부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아닌 스카우트 조직이 대회 운영을 주도했어야 했다”면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구조적 문제를 유발했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실패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감사원은 여성가족부와 전북자치도, 한국스카우트연맹 등 11개 개관을 대상으로 새만금 잼버리 대회 추진 실태 등을 검검하기 위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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