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오재원의 약물 대리 처방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직접적인 책임은 없지만, 한 명의 야구인이자 야구 선배로서 고개를 숙였다.
이 감독은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최근 불거진 오재원의 약물 대리 처방 논란에 대해 이야기했다.
두산을 이끄는 이승엽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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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팬들에게 사과한 이승엽 두산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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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의 전 소속팀 두산은 4일 8명의 소속 선수가 오재원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했다고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마약 필로폰 투약혐의로 구속된 오재원은 수사 과정에서 필로폰 뿐 아니라 항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수면제를 불법 과다 매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그는 두산 후배들을 협박해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을 대리 처방하는 ‘불법 행위’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된 오재원.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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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후배들에게 협박 및 폭언으로 약물 대리 처방을 요구했다고 알려진 오재원.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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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구단은 이 문제가 불거진 3월 말 경 자체 조사를 진행해 관련 사실을 파악했다. 해당 8명의 선수들은 현재 경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오재원은 대부분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에게 폭언, 협박 등을 앞세워 강압적으로 대리처방을 요구했다. 이러한 부분이 정상참작이 될 수 있지만, 마약성 약품을 대리처방 받아주는 것은 중범죄에 해당하는 사안이다. 수사 진행에 따라 재판과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최악의 경우 현역 선수 8명이 모두 전력에서 이탈하는 초대형 악재가 터질 수도 있다.
오재원은 2007년 두산에 입단해 2022년까지 활동했다. 2023년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과는 같은 더그아웃을 쓴 적이 없다.
그럼에도 이승엽 감독은 야구인이자 야구계의 선배로서 팬들에게 사과했다.
23일 경기 전 만난 이 감독은 “모든 것이 야구 선배들의 잘못이다. 후배들 입장에서 선배들이 잘못한 것이다. 후배들이 이런 일에 연루됐다는 것에 대해 야구 선배로서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승엽 감독은 “안타깝다. 야구계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서 안타깝다. 구단에게 들은 바로는 (8명이) 자진 신고했고, 규정과 원칙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고 들었다”며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까지는 듣지 못했다. 우리 선수들이 그런 문제에 연관돼 있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빨리 (팀 분위기가)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3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미팅을 가지고 있는 두산 선수단. 사진(잠실 서울)=이한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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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지만, 일단 경기를 해야 한다. 이승엽 감독으로서는 팀 분위기를 다잡는 것이 우선이다. 두산 선수단도 오후 3시경 박흥식 수석코치의 주도 아래 팀 미팅을 가지고 결의를 다졌다.
이 감독은 “(박흥식) 수석코치께서 미팅을 했다.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고, 우선 경기를 해야 한다. 나름대로 구단에서 수습을 하실 것이고, 팬 여러분들께서 또 경기장에 오시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기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두산은 이날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양석환(1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박준영(유격수)-조수행(좌익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우완 최준호다.
이승엽 감독의 두산은 반등할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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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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