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폐사한 서울대공원에서 멸종위기 1급 시베리아호랑이 ‘태백’./ 서울대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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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의 시베리아호랑이 중 한 마리였던 6살 수컷 태백이가 지난 19일 폐사했다. 최근 1년새 서울대공원에선 폐사한 호랑이는 태백이를 포함해 네 마리다.
서울대공원은 19일 누리집을 통해 “2018년 5월 2일 백두, 한라, 금강과 함께 4남매로 태어난 태백이 오늘 우리 곁을 떠났다”고 밝혔다.
서울대공원 설명에 따르면, 태백이는 건강이 넘치고 활력이 넘치는 개체였으나 지난 2월부터 변 상태가 좋지 않아 진료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먹이 섭이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활동성도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한다.
이에 서울대공원은 지난 15일 태백이를 전신 마취하고 건강검진을 진행했다. 그 결과 담도계와 간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공원은 “급성 간담도계 질환은 다양한 연령의 고양잇과 동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맹수 동물 특성상 지속적인 전신마취, 적극적인 수액 처치가 어려웠다”고 했다. 또한 “야생동물은 건강이 나빠지거나 약해진 모습을 감추려는 특성 때문에 조기에 질병 발견이 어려워 평소에 정기적인 체중 측정 등을 통해 꾸준히 건강관리를 해왔다”고 했다.
서울동물원은 태백이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외부기관과 함께 정밀진단을 실시하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공원에선 최근 1년 사이 시베리아호랑이 네 마리가 잇따라 세상을 떠났다. 호랑이의 평균 수명은 15년정도인데, 이 중 태백이를 포함한 세 마리는 평균 수명보다 어린 나이에 폐사했다.
작년 5월에는 시베리아호랑이 ‘파랑’이 돌잔치 2주만에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 질병에 걸려 폐사했다. 석달 뒤인 작년 8월에는 호랑이 ‘수호’(10)가 돌연 폐사했다. 역학조사 결과 수호는 심장질환과 열사병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에는 암컷 시베리아호랑이 ‘아름’이 19살 나이로 떠났다.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노환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폐사한 새끼 시베리아 호랑이 '파랑'의 모습. /서울대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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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서울대공원에 사는 호랑이는 현재 9마리가 됐다. 시베리아호랑이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CITES)에 따른 멸종위기종 1급이다.
잇따른 호랑이 폐사 소식에, 서울대공원 홈페이지에는 “맹수 관리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글이 여럿 올라오고 있다. 맹수뿐 아니라 서울대공원이 보유한 동물 중 상당수는 질병·사고 외상 등 이유로 폐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김경훈 서울시 의원이 서울대공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동물 폐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10월) 서울대공원에서 폐사한 771마리 가운데 노령으로 폐사한 동물은 181마리에 그쳤다. 폐사한 동물 가운데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은 342마리에 해당한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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