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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금지어 수준’ 오재원 역대급 사고 쳤나… 두산 시즌 풍비박산 위기, 무더기 징계 이탈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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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랜 기간 두산 베어스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팀의 주장까지 역임한 선수의 처절한 배신이다. 마약류 복용 혐의로 기소돼 법의 심판을 앞두고 있는 오재원(39) 사태가 친정팀 두산의 시즌을 갈기갈기 찢어놓을 위기다. 현역 시절 후배들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했고, 이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후배들은 이제 징계 위기에 놓였다. 가뜩이나 시즌 초반이 어려운 두산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두산 현역 선수 8명은 은퇴 선수인 오재원에게 수면제를 대리 처방을 받았다고 구단을 통해 KBO에 자진 신고했다. 두산 관계자는 이 사실을 인정하면서 “구단은 최근 자체 조사를 통해 선수 8명이 오재원에게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구단은 조사 내용을 정리해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한 상황”이라면서 “자진 신고한 선수들은 성실하게 경찰 조사에 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재원 사태의 불똥이 전 소속팀 두산으로 향한 모양새다. 은퇴 후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던 오재원은 최근 마약류 복용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김연실 부장검사)는 지난 17일 오재원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오재원은 마약에 손을 댄 것으로 확인됐고, 엄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모두 11차례 필로폰을 투약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산과 관련된 문제는 대리 처방이다. 오재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 의약품인 ‘스틸놀스정’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의 명의까지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스틸녹스정은 졸피뎀 성분이 들어간 수면유도제다. 수면제지만, 엄격한 관리를 받는 의약품으로 의사의 철저한 관리 하에 처방되는 약이다.

오재원은 홀로 스틸녹스정을 대거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두산 후배들을 시켜 대리 처방을 받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혐의에 두산 선수 8명이 관련되어 있다. 후배들은 오재원의 ‘명령’과 지시에 따라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 받은 뒤 오재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대리 처방은 엄연한 불법으로 이 또한 사법 당국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당연히 후배들은 오재원의 강압과 폭력 행사를 이기지 못해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단은 자체 조사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확보했다. 오재원이 협박을 하고, 심지어 몸에 상해를 가하겠다는 메시지까지 보내는 등 후배들이 거부하기 어려운 정황이 담겨져 있다. 협박과 관련된 내용 모두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전달됐다. 이제 사법 당국의 판단, 그리고 KBO의 판단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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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은 법의 처벌을 피해가기 어렵다. 이미 구속 기소된 상황으로 검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실제 많은 증거를 확보했다. 문제는 대리 처방에 연관된 8명의 두산 선수들이다. 아직 사법 당국의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라 당장의 징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KBO는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일단 사법 당국의 조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처벌을 받으면 KBO도 징계가 불가피하다. 전례가 없던 일이라 KBO도 수위를 놓고 고심할 가능성이 크다.

오재원의 협박과 강요로 시작된 일이었지만 엄연한 불법이었고, 구속 기소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수사 기관도 불법으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오재원의 협박과 별개로 행위 자체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상 참작을 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에 처벌이 내려지면 KBO도 그에 맞는 징계를 내릴 것으로 보이며, 구단 또한 자체 징계 카드를 고심할 수 있다.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엉망이 될 구단 분위기도 문제다. 1~2명이라면 그 선수들을 전력에서 배제하고 갈 수 있지만, 8명은 너무 많다. 8명의 선수들은 선수단 내부에서도 공유되고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팀 분위기가 크게 처질 가능성이 크다. 선수들이 워낙 많아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그것도 이상하다. 3강 후보로 점쳐지기도 했던 두산은 시즌 초반 여러 악재에 고전하며 11승15패(.423)로 8위까지 처져 있는 상황이다. 팀 성적도 처져 있는데 분위기까지 처질 위기다.

다만 피의자 신분이 확인되면 경기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은 선수들의 실명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1군 엔트리에 있는 선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대로 놔둬도 상관은 없다. 오히려 특별한 이유 없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 이번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의심을 살 수 있어 두산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시작하면 결국 이름이 알려질 수밖에 없고, 두산도 해당 선수를 1군 엔트리에 계속 넣고 있기가 부담스럽다. 선수도 야구에 집중할 수 없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경찰 조사가 본격화되면 이번 대리 처방과 관련된 선수들은 1군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팀 전력에 악재를 작용할 것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징계까지 가시화되고, 징계가 실제 내려진다면 팀의 2024년 시즌 전력 구도를 다시 짜야 할 판이다. 두산으로서는 이래나 저래나 악재를 피해갈 수 없다.

KBO 또한 아직은 사태를 지켜보고 있으나 수사 당국의 수사가 마무리되면 적절한 절차를 거쳐 징계를 내린다는 공산이 높다. 정상을 참작할 만한 여러 자료들을 두산이 수집해 보냈지만, 딱한 사정을 알면서도 불법은 불법이고 징계는 징계이기 때문이다. 전례가 없던 일이라 KBO의 머리도 복잡해졌다.

두산으로서는 오재원에 이를 갈 수밖에 없다. 은퇴식까지 성대하게 열어줬던 프랜차이즈 스타의 처절한 배신이다. 야탑고-경희대를 졸업하고 2003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전체 72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오재원은 은퇴할 때까지 두산에서만 뛰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스타 출신이다. 2007년 처음 1군 무대를 밟아 2022년까지 16년 동안 오로지 두산 유니폼만 입고 1571경기에 나섰다.

오재원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이라는 전무후무한 대업을 이끄는 핵심 전력이자 더그아웃의 리더였다. 2015년과 2019년은 주장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끄는 등 화려한 경력을 보냈다. KBO리그 통산 1571경기에서 타율 0.267을 기록했고 지능이 뛰어난 수비력으로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2015년 프리미어12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은퇴 후 각종 구설수에 올랐고, 선배인 박찬호를 직격하거나 후배인 양창섭과 SNS상에서 말 다툼을 벌이는 등 많은 논란으로 문제가 됐다. 여기까지는 그렇다 쳤는데 충격적인 마약 복용으로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리고 친정팀인 두산에 대형 악재를 안기며 그를 응원했던 두산 팬들과 후배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긴 ‘금지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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