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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가 은퇴한 전 소속 선수 오재원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8명의 현역 선수들이 오재원의 강압에 못 이겨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산 구단은 22일 '엑스포츠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난달 중순 오재원 논란이 불거진 뒤 선수단 전원을 대상으로 구단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KBO 클린 베이스볼 센터에 신고를 마쳤다. 8명의 선수들은 각자 변호사를 선임했고 앞으로 성실하게 경찰 수사에 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 "이번 조사를 통해 오재원이 현역으로 뛰던 2021년과 2022년 구단 소속 선수들에게 대리 처방을 강요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야구팬들과 KBO리그 구성원께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채널A'는 이날 저녁 오재원이 현역 선수로 뛰고 있던 2021~2022년 두산 소속 후배 선수 8명에게 대리 처방을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선수들 중 일부는 수십차례에 걸쳐 대리 처방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오재원은 자신의 대리 처방을 거절한 선수에게 물리적, 언어적 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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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은 지난달 19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안겨줬다. 경찰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오재원은 결국 지난 3월 22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미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오재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오재원의 마약 논란은 오재원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오재원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야구 선수로 뛰던 당시 후배 선수들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 복용했다는 의혹이 추가 제기됐다.
두산은 자체 전수 조사 끝에 총 8명의 선수들이 오재원의 강요, 협박에 대리 처방을 받은 내용을 파악했다. 연루된 선수들의 신상은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2군 선수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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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은 2022 시즌 현역 은퇴 당시 야수조 최고참이었다. 후배 선수들이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악용해 대리 처방을 강요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 구단은 향후 오재원에게 대리 처방받은 약물을 건넨 선수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경우 엔트리 말소 및 1, 2군 경기 출장 배제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두산은 오재원 대리 처방 스캔들이 커질 경우 2024 시즌 운영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적지 않은 선수들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되는 부분도 팀 분위기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지난 1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오재원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2023년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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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천242정을 수수하고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오재원에게 적용됐다.
오재원은 또 지인이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지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1985년생인 오재원은 야탑고-경희대 출신이다.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 전체 72순위로 두산에 지명됐다. 당시 8개 구단 체제에서 하위 라운드에서 힘겹게 프로 입성에 성공한 무명 선수였지만 2007년 데뷔 시즌부터 1군 무대를 밟았다.
오재원은 KBO리그 통산 16시즌 동안 베어스 유니폼만 입고 1571경기에 출장했다. 타율 0.267, 1152안타, 64홈런, 521타점, 678득점, 289도루의 기록을 남겼다. 2015, 2016, 2019 시즌 3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 봤다.
오재원은 국가대표로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 WBSC 프리미어12 우승 등에 힘을 보탰다. 두산뿐 아니라 리그 전체에서 주목받는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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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야구 선수들이 꿈꾸는 FA 대박의 꿈도 이뤘다. 2015 시즌을 마친 뒤 첫 번째 FA 권리를 행사, 계약기간 4년 총액 38억 원에 계약했다. 2019 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계약 역시 계약기간 3년, 총액 19억 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야구 선수로서 충분히 손에 꼽힐만한 커리어를 쌓았다.
오재원은 2022년 10월 두산에서 은퇴식을 진행하며 현역 생활을 끝마쳤다. 두산은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뛰었던 오재원을 위해 성대한 은퇴식을 열어줬다.
그러나 오재원은 2023 시즌부터 야구해설위원 활동을 시작한 뒤 잦은 구설수에 올랐다. 대선배 박찬호를 겨냥한 이해하기 어려운 비판, 중립성을 져버린 해설과 유치한 대처 등 자승자박 끝에 지난해 6월부터 공식 활동이 없었다.
오재원은 여기에 현역 시절 자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친정팀 두산, 후배들에게 크나큰 민폐를 끼치게 됐다. 팬, 리그에도 상처를 남기면서 스스로 '금지어'가 되는 길을 자초했다.
사진=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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