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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지난해 2마리 숨졌는데…서울대공원 시베리아 호랑이 ‘태백’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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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도계·간 기능 저하…정밀진단 실시 후 사인 공개할 계획

지난해 5월·8월엔 시베리아 호랑이 ‘파랑’, ‘수호’ 폐사

서울대공원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시베리아 호랑이 ‘태백’이 폐사한 사실이 지난 19일 알려졌다. 지난해 5월과 8월엔 시베리아 호랑이 ‘파랑’과 ‘수호’ 2마리가 숨져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세계일보

지난 19일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시베리아 호랑이 ‘태백’이 폐사했다. 서울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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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태백이는 지난 2월부터 변 상태가 좋지 않아 진료를 받아왔지만, 최근 먹이 섭취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활동성이 현저히 떨어지다가 19일 폐사했다.

이에 서울대공원은 “약물 치료와 다양한 먹이와 방법으로 섭이를 시도했으나 지난 2일부터는 먹이를 거의 못 먹게 됐고 15일 전신마취 후 건강검진을 한 결과 담도계와 간 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공원 설명에 따르면 급성 간담도계 질환은 다양한 연령의 고양잇과 동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다. 다만 맹수동물의 특성상 지속적인 전신마취 및 적극적인 수액 처치가 어렵다고 한다. 태백이는 치료를 꾸준히 받았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폐사했다.

서울대공원은 “태백이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사육사를 비롯한 동물원 직원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그동안 우리 태백이에게 애정과 관심을 보여 주셨던 모든 분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서울대공원은 태백이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은 진행된 상태고 외부 기관과 정밀진단을 실시해 추후 공개할 계획이다. 태백이의 추모 공간은 4월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맹수사 호랑이 방사장 앞에 마련된다.

세계일보

서울대공원 시베리아 호랑이 ‘해랑, 파랑, 사랑’.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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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서울대공원에서 시베리아 호랑이 2마리가 폐사했다. 2023년 5월에 시베리아 호랑이 파랑이가 돌잔치 2주 만에 범백으로 불리는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 질병에 걸려 폐사했다. 이 병은 고양잇과 동물에게서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감염되면 백혈구가 급속히 줄어들게 돼 면역력이 약한 어린 개체에 치명적이다.

같은 해 8월에는 2013년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난 호랑이 수호가 돌연 폐사했다. 폐사 원인은 ‘심장 질환’과 ‘고온 노출에 따른 열사병’이었다. 호랑이 수호는 폐사 당일 오전 8시40분쯤 맹수사 방사장에서 나와 평소처럼 인공 암벽 밑 그늘에 있었다. 당시 “냉대 기후에서 서식하는 시베리아 호랑이가 뙤약볕에서 헉헉거리며 기운이 없어 보였다”는 관람객 목격담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서울대공원 측은 “여름철 호랑이 방사장 및 내실 시설 등 사육환경과 관련해 방사장의 경우 호랑이들이 들어가 몸을 적셔 체온을 낮추거나 놀 수 있는 풀장과 음수대, 인공암벽과 수목으로 생기는 그늘이 있다”며 “내실에는 360도 회전하는 선풍기가 상시 가동 중이고 천장에는 실내 뜨거운 공기를 바깥으로 배출하는 환기창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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