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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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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예방접종 도우미"…영유아 20만명, 로타바이러스 무료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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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세 딸을 키우는 직장인 A씨(40)가 육아에 가장 신경쓰는 것 중 하나는 예방접종이다. 최근 국가에서 권장하는 필수예방접종 백신 18종 가운데 아직 접종 시기가 한참 남은 1종을 제외한 17종을 모두 맞혔다. 여러 종류의 백신을 권장시기에 맞춰 3~4차례 접종해야 하는 일은 생각보다 신경쓸 부분이 많았다. A씨는 “예방접종이 아이에게 도움될 거라는 생각으로 꼼꼼히 챙겼다”고 말했다.

혹시나 놓칠까 걱정하는 아빠의 염려를 덜어준 건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예방접종 도우미’ 사이트였다. A씨는 “따로 기록해놓지 않으면 언제, 어떤 종류를 접종해야 하는지 기억하기 어려운데, 도우미 사이트에서 접종 이력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면역력이 떨어지는 영유아들은 감염병에 걸렸을 때 부작용으로 다른 질환을 얻을 위험도 크다는데, 예방접종으로 감염 확률을 낮출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아이 예방접종을 제때, 비용부담 없이 챙길 수 있도록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2009년 결핵·홍역·수두 등 10개 질병에 대한 영유아 접종을 국가사업으로 실시하기 시작했고, 2014년부터 13개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면서 전면 무료화됐다. 이후 지원 범위를 꾸준히 늘려 총 18종의 백신을 어린이(12세 이하) 필수예방접종으로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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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세계 예방접종 주간. 사진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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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력으로 우리나라 어린이 예방접종률은 97%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평균 2~10%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동일한 연령대(생후 36개월)를 기준으로 예방접종률을 비교했을 때 미국(86.6%), 영국(92.2%), 호주(94.8%) 등에 비해 높다. 지난해에는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에 새로 포함해 19만5000명의 어린이가 무료 접종 혜택을 받았고, 가계부담 488억원이 절감됐다.

현재 높은 예방접종률이 유지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회 구성원들이 예방접종에 소홀해지면 순식간에 다시 감염병이 유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2012년부터 매년 4월 마지막주를 ‘세계 예방접종 주간’으로 지정해 각 회원국에서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 및 예방접종률 향상을 위한 캠페인을 운영토록 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홍보의 일환으로 22~28일 예방접종에 헌신한 유공자 포상 및 전문가 포럼, 특별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질병관리청 산하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은화 서울대어린이병원 원장은 “우리나라는 예방접종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고 정부의 체계적인 관리로 높은 접종률이 유지돼왔다”며 “부모들이 직접 비용을 지불하던 로타바이러스 백신 등도 국가 부담으로 전환되면서 접종률이 더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최 위원장은 “하지만 접종률이 떨어져 감염이 한두건 발생하면, 큰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며 “예방접종은 단순히 나의 감염만 예방하는 게 아니라 내 가족과 지역의 건강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게도 감염병이 퇴치된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다해야 하는 사회적인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은 성인기에 접종했을 때 감염병으로 인한 합병증까지 예방하는 백신도 많이 개발되고 있다. 이런 새로운 백신에 대한 좀 더 신속한 평가와 도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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