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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韓 먹거리 물가, 2년여 만에 OECD 평균 추월…35개국 중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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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1일 오후 서울의 한 마트를 찾은 시민이 사과를 구매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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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2월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2년여 만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을 넘어섰다.

21일 OECD가 자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월 한국의 ‘식료품ㆍ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95%로 OECD 평균치(5.32%)를 웃돌았다. OECD 평균을 넘어선 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1년 11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상승 폭도 가파르다. 통계가 집계된 35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71.12%)와 아이슬란드(7.5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주요국의 먹거리 물가는 우크라이나ㆍ러시아 전쟁 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잦아들면서 정상 궤도에 들어섰지만, 한국은 여전히 과일ㆍ채소 중심으로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전 세계 식료품ㆍ비주류음료 물가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씨가 돼 급등했다. 러시아는 밀과 천연가스 수출국인데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3~5위권 밀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전쟁 여파에 각국 에너지 가격은 뛰고 먹거리 인플레이션이 나타났다.

실제 2021년 말 5~6% 수준이던 OECD 회원국의 평균 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2년 3월 10%를 넘어섰고 같은 해 11월엔 16.19%까지 치솟았다. 한국의 물가는 같은 기간 3~7%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OECD와 한국의 희비는 엇갈렸다. OECD의 평균 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10%를 하회한 이후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7월 3.81%를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10월 7.09%까지 치솟았다. 이후에도 5~7%대를 유지하더니 올해 2월엔 OECD 평균을 추월한 6.95%를 기록했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견인한 건 과일값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사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8.2% 올랐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같은 기간 배(전년 동월 대비 87.8%)ㆍ귤값(68.4%)도 크게 뛰었다.

문제는 먹거리 물가뿐 아니라 최근 고환율(원화값 하락)ㆍ고유가에 하반기 2%대 물가 전망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정부는 올해 물가 상승률이 2.6%로 수렴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기자들과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나 “지정학적 긴장이 올라가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맞지만, 하반기에 2%대 초중반으로 하향 안정화된다는 (기존) 전망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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