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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이 의심되는 사람에게 암에 걸린 게 맞는지, 추적관찰만 해도 되는지, 아니면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1분도 안 돼 알려줍니다. 다년간 딥러닝으로 학습한 인공지능(AI)이 암 조직을 순식간에 분석하기 때문이죠. 이젠 암 진단을 넘어 예후까지 알 수 있는 디지털 병리학 기반 AI 솔루션을 선보일 겁니다."
김선우 딥바이오 대표(사진)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병리학에 기반한 암 분석 AI 솔루션의 경쟁력과 추후 사업 전략을 밝혔다. 그는 "미국 보험청(CMS)에선 전립선암 예후를 예측하는 AI 플랫폼에 올해 초 수가를 적용하기 시작했다"며 "딥바이오도 이르면 내년에 미국에서 보험코드를 받아 유의미한 매출을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의 1위 AI 진단기업인 '패스AI'에서 최고사업책임자(CCO)로 활동한 그랜트 칼슨이 지난해 말 딥바이오에 합류했다"며 "인재 영입에 더해 연내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설립된 딥바이오는 데이터 수집과 AI 훈련을 바탕으로 암을 진단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X선 등으로 암 진단을 '보조'하는 영상의학을 넘어 암을 '직접 판정'하는 병리학에까지 디지털을 접목한 것이다. 루닛, 뷰노 등 영상의학에 국한돼 있는 AI 솔루션 기업과 달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암 진단용 의료기기'로 사용 목적을 허가받은 유일한 곳이다.
김 대표는 "암 진단에는 내시경, 영상·핵의학검사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지만 최종 확진은 환자의 검체를 절편으로 만들어 염색한 후 세포의 모양, 색깔, 길이, 비중 등을 확인해야만 내릴 수 있다"며 "문제는 암 환자마다 세포 형태가 미세하게 다르고 의료진의 숙련도에 따라 판독 결과가 상이할 수 있다는 점인데, 딥바이오의 AI가 활용된 후 병리학의 특이도는 97%, 민감도는 99%까지 향상됐다"고 말했다. 특이도란 음성인 사람이 실제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될 확률을, 민감도는 양성인 사람이 실제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될 확률을 의미한다.
딥바이오의 대표 제품은 전립선암 분석 AI 솔루션인 '딥디엑스 프로스테이트'다. 딥디엑스 프로스테이트는 전립선암의 악성도 분류 체계인 글리슨 점수에 따라 암 세포 형태를 5개 패턴으로 나눠 분석한다. 김 대표는 "누적된 연구를 통해 특정 패턴의 환자들은 수술 여부가 예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하지만 환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정말 그 패턴에 해당하는지, 수술을 안 해도 되는 게 맞는지 정확히 확인받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의 판단에 고해상도의 눈을 가진 AI 분석을 더하는 것이 요구되는 이유"라며 "출시 초반에는 딥디엑스 프로스테이트가 레지던트 3년 차 정도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오랜 기간 학습시킨 결과 최근엔 교수 10~15년 차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딥바이오의 중장기 목표는 암 진단을 넘어 신약 개발 기업과 손잡고 암 치료 및 예후 연구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임상 단계에서 어떤 형태의 암세포를 가진 환자가 특정 약물에 더욱 잘 반응하는지 AI로 분석해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데이터로 축적하면 신약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내년 상장을 목표로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더불어 올해 글로벌 의료기업 2곳과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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