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김유리 교수팀 연구 수행…“성인기 발달장애인 지원 가장 시급”
19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김유리 특수교육과 교수 연구팀은 장애인의 형제자매가 가진 돌봄에 대한 인식과 돌봄인 역할 수행을 위해 필요로 하는 지원은 무엇인지 탐색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장애인의 형제자매는 어린 시절부터 돌봄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부모가 노년기에 들어서 장애형제의 돌봄이 어려워지게 되면 자신의 삶과 장애형제의 미래에 대한 걱정, 막연함, 불안 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유리 이화여대 특수교육과 교수. 이화여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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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 보호자의 역할을 하던 부모가 노년기로 들어서 노화·질병 등으로 이전과 같은 적극적인 돌봄과 지원이 어려워질 경우 더욱 그러하다.
이 때문에 장애인의 형제자매는 자신의 미래계획에 있어 장애 형제자매를 염두에 두며, 직업 선택에서도 돌봄 상황에 용이한 물리적 근접성, 탄력적 근무 시간, 재정 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관련된 고민에서도 장애 형제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비혼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이들은 장애인 서비스 기관 자체의 부족과 더불어 전문성 부족, 제한된 정보, 재정 및 주거와 관련한 현실적인 고민, 부정적인 사회인식으로 인해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연구진은 “장애인의 권리옹호와 일상생활, 돌봄에 있어 가족은 매우 중요한 존재”라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가족을 부모로 한정하는 경향이 강해 장애인의 형제자매는 알게 모르게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애인의 형제자매는 어린 시절부터 돌봄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 장애가 갖는 특성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해 장애 형제를 오롯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이로 인한 독특한 심리적, 정서적 경험을 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 성인기 발달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강화와 형제자매를 위한 정보 서비스 제공이라고 짚었다. 발달장애 성인 서비스는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장애인이 집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고, 특히 장애의 정도가 심할수록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한적이라 형제자매의 부담과 걱정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이에 장애인이 낮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확대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형제자매는 유용한 장애인 서비스를 찾아내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법적(후견인제도) 및 재정적 준비 등에 대한 전문적 정보는 더욱 접근성이 떨어져 가족이 더 쉽게 해당 정보를 검색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현재 다양한 가족 지원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형제자매의 생각과 바람은 배제되어 있다”며 “특히 발달장애인의 기대수명이 연장되면서 중장년기 또는 노년기의 발달장애인이 앞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통합되어 살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발달장애인 돌봄에 대한 형제자매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족 지원의 초점을 성인기 이후까지 확대하는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 이번 연구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발달장애 성인 형제자매의 돌봄에 대한 인식과 지원 요구(제1저자 신혜원, 교신저자 김유리)’는 지적장애연구 제25집 4호에 등재됐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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