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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건너면 학교인데 AV 페스티벌?…"결사 반대" 압구정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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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1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 거리 일대. 상점 위로 아파트가 보인다. /사진=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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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성인 페스티벌이요? 처음 들어요."

1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서 중고 명품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남성 A씨는 이 일대에서 일본 성인영화(AV) 배우가 출연하는 성인 페스티벌이 추진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화들짝 놀랐다. A씨는 "좋은 취지의 행사가 아닌 것 같다"며 "이곳에서 열려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 주최사인 플레이조커는 압구정 로데오 거리 일대에서 오는 20~21일 성인 페스티벌을 여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강남구청이 17일 개최 금지를 통보해 실제 열릴지는 불투명하다.

이 행사는 일본 성인영화 배우 등이 출연해 팬 미팅, 란제리 패션쇼, 성인용품 업체 체험 부스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장료를 지불한 성인만 참여가 가능하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 일대 상인들은 대부분 행사 추진 소식을 듣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면서 행사 개최를 반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용실에서 일하는 20대 B씨는 "성인 배우들이 나와서 스트립쇼를 하는 건지 뭘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영업장 주변에서 이런 행사가 열리는 건 반대한다"며 "예전에 나체에 박스만 입고 자기 몸을 만지게 한 사람도 있었는데 그때도 너무 시끄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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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패스티벌'(2024 KXF The Fashion) 개최 장소 안내 게시글. 강남구청은 17일 행사 개최 금지를 통보했다. / 사진=플레이조커 인스타그램 캡처



행사장 주변을 지나는 미성년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는 주택도 있을뿐더러 도로 하나를 두고 초·중·고등학교가 4곳 있다.

10년째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서 옷 가게를 운영한다는 40대 C씨는 "이 동네는 완전한 상권이 아니라 상점 위에 아파트도 있는 곳"이라며 "아이들도 다니는 동네에 AV 배우가 나오는 행사를 개최한다니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강남구에 사는 D씨도 "학교 앞, 주민 생활권에서 진행한다고 하는 데 당연히 반대한다"며 "앞으로 사람들이 이 동네에 올 때마다 성인 페스티벌 얘기만 할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청 게시판에도 행사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350여개 게시됐다. 구민들은 "돈 내고 여자 몸 만지는 행사 가만히 둘 것인가", "여성은 관상용이 아니다", "성인 페스티벌이라 미화한 성착취 행사를 반대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서울 강남구청은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페스티벌 개최를 막겠다며 전날 압구정 거리에 있는 식품접객업소 300여개소에 '식품위생법 위반행위 금지 안내' 공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청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식품위생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사기 때문에 어제 식품접객업소에 공문을 돌리고 지역상인회에 행사가 개최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했다"며 "행사 당일에는 경찰, 상인회와 함께 돌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최사는 당초 경기 수원시 한 전시장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주민과 시민단체 반발로 무산됐다. 대체 장소로 경기 파주시를 택했지만 파주시가 행사를 막았다. 이어 서울 잠원한강공원 내 선상 주점으로 장소를 옮겼으나 서울시가 강경 대응에 나서 압구정 로데오 거리 일대로 재차 변경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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