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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이른바 ‘산재 카르텔’을 근절하겠다며 실시한 ‘산업재해보상보험 특정감사’ 이후 산재 노동자가 ‘부당한 산재 판정’을 받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6일 한국노총이 발표한 ‘산재 노동자의 산재보험 적용 현황 및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산재노동자 119명 가운데 36.1%가 노동부의 특정감사 이후 부당한 산재판정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갑작스럽게 산재 요양이 종결되거나(39.0%), 재요양 승인이 늦어지는(19.5%) 경우가 대표적이었다. 특히 산재요양이 종결된 응답자의 경우 80%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가운데 40%는 산재로 더이상 노무를 제공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당한 산재 판정이 노동자들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체 응답자의 74.8%는 산재발생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55%는 산재발생 이후 승인 때까지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했고, 회사에서 치료비를 지원했다고 응답한 이는 14.6%에 그쳤다.
노동부의 특정감사는 지난해 11월 “전 정부의 고의적 방기로 조 단위 혈세가 줄줄 새고 있다”며 두 달 동안 감사에 나섰다. 산재 브로커나 이른바 ‘나이롱 환자’를 적발하겠다는 것이었다. 감사 결과 적발된 부정수급건수는 486건으로, 지난해 산재 인정 건수(14만4965건)의 0.3% 수준에 그쳤다. 노동부는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업무상질병 판정 때 현장조사 절차를 생략하는 ‘추정의 원칙’ 제도를 손질하다고 밝히는 등 ‘산재보험 제도 개선’에 나서 노동계의 비판이 잇따른 바 있다.
한국노총은 “노동부가 명확한 근거없이 산재노동자들을 ‘산재 카르텔’ 집단이라 특정하며 실시한 특정감사로 인해, 정당하게 산재로 인정받은 노동자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노동부는 악의적 선동을 중단하고 산재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와 보상을 받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과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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