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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고물가엔 가성비 … 인기 끄는 '창고형 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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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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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김 모씨(41)는 최근 초등학생 자녀의 친구 엄마들과 창고형 대형마트를 자주 찾는다. 일주일에 한 번씩 근처에 있는 창고형 마트에 방문해 장을 본 뒤 구매한 상품을 똑같이 나눈다. 김씨는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단위당 상품 가격이 더 저렴한 창고형 마트를 찾게 됐다"며 "대용량이라는 양적인 부담을 공동 구매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할인마트 성장세가 주춤하는 가운데 창고형 마트의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대용량 제품을 취급하는 창고형 마트 방문을 망설여왔던 소비자들이 천정부지로 오른 먹거리 물가 때문에 전략적 장보기를 택하면서부터다. 단위당 가격이 저렴한 대용량 상품을 구매한 뒤 소분해 지인과 나누는 공동 구매가 늘고 있다. 가성비를 갖춘 푸드코트를 강화한 것도 창고형 마트 인기에 기름을 부었다.

16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창고형 마트의 시장 규모(판매액)는 지난해 9조732억원으로 4년 전인 2019년(6조8644억원)보다 약 32%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할인마트는 지난해 26조4203억원으로 4년 전(27조4484억원)보다 4% 감소했다. 할인마트가 주춤한 사이에 창고형 마트 시장이 훌쩍 성장했다.

개별 회사로 보면 이마트의 창고형 마트인 트레이더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 늘어났다. 트레이더스의 매출 성장률은 다른 사업부와 비교할 때 돋보인다. 할인마트인 이마트 매출은 1분기에 0.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마트가 별도 기준으로 1분기에 매출 성장률 2.3%를 달성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이 트레이더스였던 셈이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마트인 맥스를 찾는 고객도 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5%가량 늘었다. 특히 지난해 주요 국산 과일의 작황 부진으로 과일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합리적이었던 수입 과일의 1분기 매출이 40% 이상 늘었다.

창고형 마트의 깜짝 성장 배경에는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고물가 현상이 깔려 있다. 특히 단위당 가격이 더 저렴해 제품을 구매한 후 지인끼리 나누는 전략적 장보기가 가능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트레이더스의 경우 대표적으로 축산 코너에서 고기를 덩어리째 판매하는 리테일팩 상품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1% 증가했다. 수산 코너에서도 광어회를 작게 나누지 않고 통째로 판매하는 광어필릿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외식비가 치솟는 상황에서 트레이더스가 가성비 푸드코트인 'T카페'를 강화한 것도 창고형 마트가 인기를 끄는 데 한몫했다. 회사는 최근 6개월간의 신메뉴 연구 기간을 거쳐 이달 5일부터 패티와 치즈를 2장씩 넣은 '더블패티 치즈버거'를 350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근 3개년 T카페 매장 이용객 수를 살펴보면 2022년엔 500만명, 2023년엔 600만명, 올해 1분기엔 약 170만명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1~3월 이용객 수치를 기반으로 추정해보면 연간으로는 이용객 수 약 700만명 기록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에 진출해 있는 미국의 창고형 마트인 코스트코도 1998년 영업 개시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연 매출이 6조원을 돌파했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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