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엑스포츠뉴스 창원, 박정현 기자)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었는데... 그런 상황이 만들어져서 많이 안타깝다."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은 1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릴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지난 경기(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심판진의 볼 판정 담합 논란에 대해 생각을 밝혔다.
강 감독은 "지금 (해당 심판진에 관한) 인사위원회가 열리고 있어 그 과정에 대해 다 말할 수 없다. 다만, 그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었는데... 그런 상황이 만들어져서 많이 안타깝다"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상황은 이랬다. NC가 1-0으로 앞선 3회말부터 2사 후 이재학은 김지찬에게 사구를 내줬다. 이후 2사 1루 볼카운트 0-1에서 이재현에게 2구째를 던진 순간 1루주자 김지찬이 2루로 내달렸고, 도루를 허용해 2사 2루가 됐다.
이후 이재학은 볼 2개를 더 던졌고, 스트라이크도 하나 던져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강 감독이 다급하게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심판진에 항의하기 시작했다. 상황은 이랬다. 이재학이 던진 2구가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상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는데, 주심은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을 선언해 삼진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강 감독의 주장이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KBO는 10개 구단에 ABS 판정을 확인할 수 있는 태블릿을 지급했지만, 이 태블릿으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차가 있다. 강 감독이 뒤늦게 심판진에 어필한 배경이다.
강 감독의 어필을 받은 문승훈 주심과 심판조장인 이민호 심판을 포함한 네 명의 심판이 모여 해당 상황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약 8분이 지난 뒤 내린 결론은 '어필 시효 만료로 말미암은 원심 유지'였다. 이민호 심판은 마이크를 들고 팬들을 향해 "김지찬 선수가 도루할 때 투구한 공(이재학의 2구째)이 심판에게는 음성으로 '볼'로 전달됐다. 하지만, ABS 모니터를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라며 "NC에서 어필했지만, 규정상 다음 투구가 시작하기 전에 항의해야 한다. 어필 시효가 지났기에 원심대로 진행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경기는 재개됐고, 이재학은 삼성 타선에 난타당하며 최종 성적 3⅓이닝 6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4사구 2개 6실점으로 일찌감치 마운드를 떠났다. 팀도 5-12로 대패해 연승 기록이 '4'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그런데 이후 중계화면을 통해 다소 충격적인 음성이 들렸다. 바로 3회말 심판진 네 명의 논의 상황이 송출된 것. 심판들이 대화를 나눈 게 중계방송에 잡혔는데, 이 장면이 공정성 논란에도 휩싸이며 많은 팬의 분노를 불러왔다.
이민호 심판조장이 문승훈 심판에게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하세요. 우리가 빠져나갈...이것밖에 없는 거예요. 음성은 볼이야. 알아들어요? 볼이라고 나왔다고, 일단 그렇게 하시라고. 우리가 안 깨지려면"라고 말하는 장면이 그대로 흘러나왔다. 오심을 저지른 심판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닌, ABS 장비에 책임을 넘기는 듯한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재 ABS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판단한 KBO는 경기 직후였던 14일 대구 삼성-NC전 심판들에게 경위서를 요청했다. 만약 심판들이 오심을 기계 탓으로 돌리려 했다면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고, 하루 뒤인 15일 KBO는 이민호 심판팀장과 문승원 주심, 추평호 3루심에 대해 금일 부로 직무 배제하고 절차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넘기기로 발표했다.
강 감독은 "KBO도 분명 알고 있던 것이다. 시범경기 기간 ABS 판독 결과가 태블릿으로 전송되는 시간에 대해 항상 문제를 제기했었다. (KBO에서) 분명 개선될 것으로 말해줬는데... 일찍 개선되지 않아 안타깝다. 또 오늘(16일) 미디어를 통해 음성인식 판독을 일주일 뒤에 도입한다고 들었다. 그걸 좀 더 일찍 했다면,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까 한다.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이런 상황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어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육안으로는 2구째가 스트라이크라고 인지했다. 다만, 태블릿(판독 결과 전송)에 무감각해졌는데... 공 하나를 던진 뒤 2~3구 뒤에 결과가 나온다. 처음에는 관심 있게 보다가도 무감각해지는 게 사실이다. 내가 더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한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나는 스트라이크라고 인지했고, 이후 카운트가 나(생각)와 달라 태블릿을 확인한 뒤 정정을 하고자 어필했다"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강 감독은 투수 이재학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재학이도 그때 컨디션이 조금 흔들렸다. 또 내 어필 과정이 길어져 리듬이 깨진 것도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강 감독은 삼성과 지난 주말 3연전을 돌아봤다. NC는 마지막 경기 볼 판정 담합 논란 속에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패했지만, 앞선 2경기를 잡아내며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내 생각보다 일주일간 승수에서 성과를 냈다. 지금 재학이가 조금 페이스가 떨어져 있지만, 그 외는 생각보다 좋은 흐름이다. 이번 주가 힘든 여정이 될 것 같다. 잘 넘긴다면, 행보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NC 16일 선발 라인업
박민우(2루수)-서호철(3루수)-손아섭(지명타자)-권희동(좌익수)-박건우(우익수)-김성욱(중견수)-김형준(포수)-오영수(1루수)-김주원(유격수), 선발 투수 김시훈
사진=창원, 고아라 기자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