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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7억원대 뇌물수수’ 경찰 고위 간부 재판행···공수처 첫 인지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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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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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사업가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의 대가로 7억여원에 달하는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경찰 고위 간부(경무관)를 재판에 넘겼다. 공수처가 지난해 2월 해당 간부의 서울경찰청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지 1년2개월만이다. 이 사건은 공수처가 자체적으로 범죄혐의를 포착·인지해 강제수사에 나선 첫 사건이다.

공수처 수사1부(부장검사 김선규)는 사업가 A씨로부터 경찰 수사 및 사업 편의 제공에 관한 알선 명목으로 수년에 걸쳐 7억여원 상당의 금품 등을 받은 김모 경무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김 경무관에게 뇌물을 건넨 A씨를 비롯해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 경무관의 오빠와 지인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수처에 따르면 김 경무관은 지인 소개로 알게 된 A씨로부터 경찰에서 수사 중인 사건의 무마 등을 알선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를 들어주는 대가로 2020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7억7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경무관은 A씨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친오빠, 지인 명의의 금융계좌로 거액을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김 경무관은 자신이 A씨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에 따르면 김 경무관이 이 카드로 사용한 금액만 1억원이 넘는다.

김 경무관은 공수처가 특정한 자신의 친오빠 명의 계좌가 자신의 차명계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등 나머지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9회에 걸친 계좌추적을 통해 친오빠 명의의 계좌가 김 경무관 차명계좌임을 확인했다”며 “지인 명의의 계좌 등을 이용해 자금세탁 방식도 동원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서울중앙지법에 김씨의 범죄수익 7억여원에 대한 기소 전 추징보전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 9일 이를 인용했다.

김 경무관은 또 다른 수사 무마 청탁 뇌물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받고 있다.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송창진)는 이상영 전 대우산업개발 회장이 과거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서 진행하던 분식회계 사건의 수사를 무마하는 목적으로 김 경무관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이 전 회장은 1400억원대 분식회계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공수처는 사건 관계인들을 상대로 추가 수사를 벌인 뒤 해당 사건도 이날 기소한 김 경무관 사건과 병합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지난해 2월21일 김 경무관의 서울경찰청 사무실과 대우산업개발 사무실, 업체 관련자 주거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가 자체적으로 범죄를 인지해 수사에 착수한 첫 사례였다. 이후 공수처는 김 경무관을 상대로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만 법원은 “알선 명목 뇌물인지 법리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 [단독]공수처, ‘경무관 금품수수 일부 인정’ 진술 확보···기소 방침
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403071730001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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