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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3⅓이닝 6실점'…'볼 판정 담합 논란' 이재학 상처는 누가 보상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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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박정현 기자) '기록의 스포츠' 야구에서 최악의 결과를 기록한 이재학(34·NC 다이노스)의 상처는 누가 보상해줄까.

이재학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이날 3⅓이닝 6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4사구 2개 6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3패(0승)를 떠안았다.

경기 초반 이재학은 순항하고 있었다. 2회말까지 단 한 명의 주자(1회말 김지찬 중전 안타)만 내보내며 깔끔한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팀이 1-0으로 앞선 3회말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2사 후 김지찬에게 사구를 내준 2사 1루. 볼카운트 0-1에서 이재현에게 2구째를 던진 순간 1루주자 김지찬이 2루로 내달렸고, 도루를 허용해 2사 2루가 됐다.

이후 이재학은 볼 2개를 더 던졌고, 스트라이크도 하나 던져 풀카운트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순간 강인권 NC 감독이 다급하게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심판진에 항의하기 시작했다. 상황은 이랬다. 이재학이 던진 2구가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상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는데, 주심은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을 선언해 삼진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강 감독의 주장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승훈 주심과 심판조장인 이민호 심판을 포함한 네 명의 심판이 그라운드에 모였고, 해당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약 8분간 논의를 거친 뒤 내린 결론은 '어필 시효 만료로 말미암은 원심 유지'였다. 이민호 심판은 마이크를 들고 팬들을 향해 "김지찬 선수가 도루할 때 투구한 공(이재학의 2구째)이 심판에게는 음성으로 '볼'로 전달됐다. 하지만, ABS 모니터를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라며 "NC에서 어필했지만, 규정상 다음 투구가 시작하기 전에 항의해야 한다. 어필 시효가 지났기에 원심대로 진행하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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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시작된 경기. 흐름은 묘하게 흘러갔다. 이재학은 삼성 타선에 난타당하기 시작했다. 이재현을 볼넷으로 내보낸 2사 1,2루에서 구자욱에게 1타점 3루타를 맞은 뒤 2사 2,3루에서는 데이비드 맥키넌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헌납해 1-3으로 리드를 빼앗겼다. 이재학은 팀이 2-3으로 추격한 4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무엇인가 안 풀리는 듯 보였다. 선두타자 김영웅을 삼구삼진으로 처리해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았지만, 이성규에게 솔로포, 김재상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해 2-6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결국, 이재학은 김재상과의 승부를 끝으로 마운드를 떠났고, 3⅓이닝 6실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팀은 추격의 동력을 잃은 채 그대로 고꾸라지며 5-12로 무릎을 꿇었다.

그런데 이후 중계화면을 통해 다소 충격적인 음성이 들려온다. 바로 3회말 심판진 네 명의 논의 상황이 송출된 것. 심판들이 대화를 나눈 게 중계방송에 잡혔는데, 이 장면이 문제가 됐다. 이민호 심판이 문승훈 심판에게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하세요. 우리가 빠져나갈...이것밖에 없는 거예요. 음성은 볼이야. 알아들어요? 볼이라고 나왔다고, 일단 그렇게 하시라고. 우리가 안 깨지려면"라고 말하는 장면이 그대로 흘러나왔다. 오심을 저지른 심판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닌, ABS 장비에 책임을 넘기는 듯한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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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는 '스트라이크'라는 정확한 판정을 내렸다. KBO 내 ABS 상황실 근무자도 로봇심판의 '스트라이크 콜'을 들었다. ABS 음성을 전해 듣는 문승훈 주심과 추평호 3루심이 이를 놓쳤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는 상황. 여기서 심판진에게 불이 번지는 걸 막기 위해 이민호 심판조장이 팀원들에게 볼 판정을 담합한 것이라는 의심이 팬들 사이에서 피어나고 있다. 현재 KBO는 14일 대구 삼성-NC전 심판들에게 경위서를 요청했다. 만약 심판들이 오심을 기계 탓으로 돌리려 했다면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심이 잘못된 판정을 했다면, 거기에 관한 책임은 KBO가 물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재학은 상처를 보상받을 방법은 없다. 이미 끝난 경기를 다시 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몇십 년, 몇백 년이 지나도 2024년 4월 14일 대구 삼성-NC전 이재학의 3⅓이닝 6실점 기록은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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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이란 없지만, 주심이 ABS 콜을 듣고 올바른 판정을 내렸다면 이재학이 맞이한 결과가 다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재현을 삼진으로 처리해 이닝을 끝냈으면, 또 불필요한 논의 과정으로 8분간 몸이 식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만 이재학과 NC에 가득할 뿐이다. 수치적인 측면에서도 이재학의 2024시즌을 넘어 야구 인생 전체 기록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

이재학은 지난 2010년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KBO 리그에 데뷔한 뒤 올해 프로 15년 차를 맞이한다. 2013~2016시즌에는 4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던 에이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은 부진했다. 그래서 더 간절했다. 비시즌 구속도 끌어올렸고, 커터도 새롭게 추가하는 등 부활을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리고 그 노력이 빛을 봐 올해 4선발로 선발진에 합류했다. 다만, 심판진의 볼 판정 담합 논란 속에 이재학은 시즌 최악투는 물론 5이닝 이하 투구라는 씁쓸한 기록을 남기며 시즌 네 번째 등판을 마무리했다.

찜찜한 상황 속 이재학의 3⅓이닝 6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4사구 2개 6실점은 영원히 KBO 역사에 남을 예정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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