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채무는 전년(1067조4000억원)보다 5.5% 늘어난 1126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0.4%로 전년(49.4%)보다 1.0%포인트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2179만원으로 역시 사상 최대치였다.
대규모 확장 재정 기조를 보였던 문재인 정부 때와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확연히 둔화하는 추세다. 앞서 국가채무는 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60조2000억원이었는데, 퇴임 시점이 속한 2022년 1067조7000억원으로 5년간 62%나 증가했다. 이런 흐름에 윤 정부가 브레이크를 건 것이지만, 증가세를 막지는 못했다.
이날 기재부가 별도로 배포한 ‘월간 재정동향’ 4월호를 보면 국가채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앙정부 채무가 지난해 1092조5000억원에서 올해 2월 말 현재 1120조4000억원으로 2.6% 늘었다. 더욱이 이번 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밝힌 정당 공약 202개의 소요 예산만 266조여원에 달하는 만큼 국가채무 증가 압력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선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이 국회 300석 중 189석을 가져갔다.
기재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2027년 국가채무는 1417조6000억원까지 늘어 GDP 대비 53%를 보일 전망이다. 1인당 국가채무는 2751만원까지 상승할 거란 계산이 나온다.
나랏빚이 늘어난 주요 이유는 나라살림이 적자를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사회보장성기금수지)는 87조원 적자로 예상치(58조2000억원 적자)보다 적자 폭이 28조8000억원 더 컸다. 지난해 국세 수입이 계획보다 56조4000억원 덜 걷힌 역대 최대 ‘세수 구멍’ 현상 등의 영향이다.
다만 전년(117조원 적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30조원 감소했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도 -5.4%에서 -3.9%로 1.5%포인트 개선됐다. 그러나 관리재정수지를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건전재정 목표를 달성하는 건 이번에도 실패로 돌아갔다.
공무원연금을 비롯한 연금충당부채 등 비확정 채무를 포함한 국가부채는 지난해 사상 최고치(2439조3000억원)를 나타냈다. 전년보다 4.9% 늘어났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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