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맨체스터 시티에서 실패한 유망주로 여겨지며 외면당했던 콜 팔머가 첼시에서는 '복덩이' 취급을 받고 있다.
팔머는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1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극장 결승골을 포함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첼시의 4-3 역전승을 이끌었다.
승점이 필요했던 첼시와 맨유는 경기 초반부터 치고받았다. 전반 4분 코너 갤러거와 전반 19분 팔머의 연속골로 첼시가 앞서갔지만, 맨유는 전반 34분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와 전반 39분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득점에 힘입어 첼시를 따라잡았다.
후반전에는 맨유가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22분 전반전 추격골의 주인공 가르나초가 다시 한번 득점을 뽑아내며 맨유에 리드를 안겼다. 그렇게 맨유의 리드 속에 경기 시간은 90분을 넘겼다. 맨유의 드라마틱한 3-2 역전승으로 경기가 끝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진정한 드라마는 후반 추가시간에 시작됐다. 후반 추가시간 10분 첼시에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팔머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다.
경기가 끝나기 전 팔머의 발끝이 한 차례 더 빛났다. 후반 추가시간 11분 첼시의 코너킥 상황에서 팔머가 공을 받기 위해 동료에게 접근했고, 공을 컨트롤한 뒤 왼발 슈팅으로 맨유 골문을 직접 노렸다.
맨유 수비가 늦게나마 팔머를 견제하기 위해 따라 나왔지만 공은 이미 팔머의 발을 떠난 뒤였다. 팔머의 슈팅은 스콧 맥토미니에게 맞고 굴절되어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드라마를 마무리 지은 팔머의 극장골이었다.
팔머는 팀에 승리를 안긴 맨유전 해트트릭 이후 PL 득점 공동 2위로 성큼 올라갔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알렉산더 이삭(뉴캐슬 유나이티드), 제로드 보웬(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을 순식간에 뛰어넘었다.
이번 시즌 현재까지 팔머의 리그 기록은 16골 8도움이다. 팔머보다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선수는 모하메드 살라(25개)와 올리 왓킨스(26개)가 유이하다.
팔머의 기록은 첼시의 성적과 비교하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팔머보다 더 좋은 기록을 올리고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상위권 팀에서 뛰고 있는 반면 팔머의 소속팀 첼시는 현재 리그 10위로 중위권을 헤메는 중이다. 팔머가 첼시에서 '가장' 역할을 하고 있는 셈.
이런 팔머도 처음부터 잘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맨시티 유스 출신인 팔머는 한때 포든이 그랬던 것처럼 맨시티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유망주였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실패한 유망주로 여겨졌다. 10대 때부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사랑을 받았던 포든과 달리 팔머는 20세가 넘어서도 맨시티 내 주전 경쟁을 힘들어했다.
결국 팔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큰 결단을 내렸다. 정든 맨시티를 떠나 같은 PL의 첼시로 이적했다.
많은 사람들이 첼시가 팔머를 영입한 점에 의문을 품었다. 맨유로 떠난 메이슨 마운트의 공백을 급하게 메우느라 팔머에게 예상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팔머는 실력으로 자신에 대한 의심을 지웠다. 팔머는 이번 시즌 첼시, 그리고 첼시를 넘어 PL 전체에서도 수준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10위 첼시가 여전히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 출전을 바라볼 수 있는 이유는 팔머의 활약 덕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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