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의 전설이라는 사실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프리미어리그(PL) 전설이 아니라 해도 은퇴할 때는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다."
누가 뭐래도 토트넘 팬들은 '캡틴' 손흥민(32)을 이미 전설로 모시고 있다.
손흥민은 모두가 인정하는 토트넘 최고 스타다. 그는 지난 2015년 여름 토트넘에 합류한 뒤 9시즌째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이적설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 재계약을 맺으며 충성심을 드러냈다.
데뷔 시즌엔 애를 먹었지만, 2016-2017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쳤다. 손흥민은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해리 케인과 함께 'DESK 라인'을 구축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토트넘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 PL 2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달렸다.
손흥민은 어느덧 전설 반열에 올랐다. 그는 지난 2021-2022시즌 리그 23골을 몰아치며 득점왕을 거머쥐었고, 이번 시즌까지 포함해 PL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이는 PL 역사상 총 7명밖에 도달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개막을 앞두고 '단짝'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손흥민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기 때문. 그는 주장 완장을 물려받았을 뿐만 아니라 스트라이커 변신까지 훌륭히 해내면서 케인의 빈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리그 15골 8도움으로 팀 내 최다 득점, 팀 내 최다 도움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 역사에도 여러 발자취를 남겼다. 토트넘이 지난 1882년 창단된 이래로 비유럽 국적으로 주장을 맡은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토트넘 통산 기록은 400경기 160골 82도움.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이자 최다 출전 14위에 달하는 수치다. 토트넘은 3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 손흥민을 '아이콘'이라 칭하며 그의 400경기 출전을 축하했다. 그가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넣었던 첫 골,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후 1호 골 등 여러 장면을 담은 애니메이션 영상도 게시했다.
또한 토트넘은 "손흥민은 구단 역대 최고 득점 기록 상위 5위를 차지한 지 불과 3일 만에 또 다른 대기록에 도달했다. 그는 지난 루턴 타운전에서 막판 결승골을 터트리며 통산 160골 고지를 밟았다. 손흥민은 2회 우승을 차지한 위대한 클리프 존스를 제치고 해리 케인(280골), 지미 그리브스(266골), 바비 스미스(208골), 마틴 치버스(174골)에 이어 5위로 점프했다"라고 강조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400경기 이상 뛴 선수 중 비유럽 국적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21세기 토트넘에서 활약한 선수도 손흥민과 케인, 위고 요리스 3명뿐이다. 손흥민은 10위인 케인(435경기)을 제치고 한 자릿수 순위에 진입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손흥민은 아직 전설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첼시에서 활약했던 앤디 타운센드는 '토크 스포츠'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은 최고의 선수이고, 훌륭한 선수다. 그러나 '전설'이라는 단어는 적절한 맥락에서만 사용돼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누군가가 아까 내 대본에 손흥민을 전설이라고 써뒀다. 하지만 그건 옳지 않다"라고 농담하며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훌륭한 선수이자 훌륭한 핵심 선수다. 하지만 전설? 그건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타운센드는 손흥민이 전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그가 주관적으로 느끼기에 '레전드'라는 단어는 과했던 모양이다.
토크 스포츠는 "손흥민은 N17(토트넘 지역을 포함한 런던 북부 우편 번호)의 현대 아이콘이다. 그는 지난 루턴전에서 결승골을 넣음으로써 토트넘 역사상 다섯 번째로 많은 골을 넣은 골잡이가 됐다. 그럼에도 타운센드가 보기엔 PL 전설이라고 불리기엔 충분히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퍼스웹의 생각은 달랐다. 매체는 "손흥민은 케인이 떠난 뒤 더욱 책임감을 갖고 발전했고, 조용하게 센세이셔널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가 올 시즌 토트넘을 짊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손흥민은 PL에서 294경기 118골 60도움이라는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스퍼스웹은 전설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정의하긴 어렵다면서도 손흥민은 분명 전설로 불릴 사나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전설이라는 말은 월드클래스라는 용어처럼 매우 주관적이다. 실제 의미에 대해 모두가 동의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흥민이 토트넘의 전설이라는 사실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확언했다.
물론 토트넘 전설과 PL 전설은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스퍼스웹은 "손흥민이 이미 PL의 전설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는 분명히 대회에 참가하는 시간이 끝나면 전설로 간주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손흥민은 다가오는 여름 토트넘과 3번째 재계약이 유력하다. 양측 모두 동행을 이어가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생인 손흥민의 나이를 고려하면 사실상 종신 계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