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3회말 기록한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홈런에 대해 말했다.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카일 깁슨을 상대로 밀어쳐서 좌측 담장을 넘긴 그는 “그는 포심에 커터, 스위퍼, 투심까지 모든 구종을 구사하는 투수다. 그저 가운데로 몰리는 공만 노리고 있었다”며 첫 홈런 상황에 대해 말했다.
잭슨 메릴은 이날 빅리그 데뷔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美 샌디에이고)=ⓒAFPBBNews = News1 |
메릴은 초구 93.2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자 지체없이 강타했다. 속도 104.8마일의 타구가 25도 각도로 날아갔다. 비거리는 369피트.
홈런공을 주운 팬에게 사인한 배트를 선물하는 대가로 공을 받아온 그는 “공은 부모님댁에 보관할 것이다. 내게 기념이 될만한 것들은 모두 부모님께 보내고 있다. 두 분이 지금까지 나를 위해 해주신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라며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홈런을 때린 뒤 더그아웃에 들어왔을 때는 동료들이 첫 홈런을 때린 선수를 외면하는 방식으로 환영해주는 해주는 일명 ‘사일런트 트릿먼트(silent treatment)’를 해줬다.
그는 “동료들의 사랑이 느껴졌다. 우리는 필드 안팎에서 경기할 때나 훈련할 때나 서로를 위해주고 있다”며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 순간을 “평생 돌려볼 장면”이라 말하면서도 “첫 홈런은 기쁘지만,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더 짙게 드러냈다.
홈런을 때린 메릴이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美 샌디에이고)=ⓒAFPBBNews = News1 |
이날 샌디에이고는 깁슨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며 2-6으로 졌다. 그는 “첫 홈런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경기 결과임을 강조했다.
이어 “패배에 대한 아쉬움은 아마 샤워를 하고나면 다 사라질 것이다. 지는 것은 마음아픈 일이지만, 내일 또 경기가 있기에 지난 경기는 잊어야 할 것”이라며 다음 경기 분발을 다짐했다.
더그아웃에서 사일런트 트릿먼트를 함께 하면서 2021년 첫 홈런을 때린 순간을 떠올린 김하성은 “신인 선수가 잘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우리 팀의 미래 아닌가”라며 동료의 선전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선수에게 포지션이 겹치는 신인 선수의 등장은 때론 위협이 되기도 한다. 메릴은 현재 중견수로 뛰고 있지만, 원래 포지션은 유격수였다.
김하성도 ‘자신을 밀어낼 수도 있다’는 위협감을 느끼고 있을까?
그는 “그런 것은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모든 선수들이 강해져야 팀 전체가 강해지는 것 아니겠는가. 메릴같은 신인 선수들이 이렇게 나타나면 팀에게도 좋은 일”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메릴이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사일런트 트릿먼트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美 샌디에이고)=ⓒAFPBBNews = News1 |
메릴은 “매일 매일 다른 역할이 주어지고 있다. 주자를 불러들여야 할 때도 있고, 출루를 해야 할 때도 있고, 좋은 수비가 필요한 때도 있다. 여기에 익숙해지고 있다”며 빅리그에 적응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어제도 좋은 활약 보여줬고 오늘도 밀어쳐서 담장을 넘겼다. 필드 전체를 사용할 줄 아는 타자”라며 메릴을 칭찬했다.
이어 “빅리그에 막 올라온 타자가 욕심을 내지 않는 모습은 그만큼 그가 좋은 타자임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타격 능력만이 아니라 멘탈도 좋은 선수임을 말해주고 있다”며 구단이 귀하게 키운 유망주를 높이 평가했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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