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끝까지 감시의 끈 놓지 않겠다"
청도소싸움경기장에서 소들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청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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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소싸움의 국가무형유산 지정가치 조사 보류를 결정하자 시민단체들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동물단체들이 문화재청에 지정가치 조사 중단을 요구한 지 19일 만이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9일 "무형문화재위원회 전통지식분과 회의에서 소싸움에 대한 기초 학술조사를 먼저 진행한 뒤 지정조사 추진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앞서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 지정을 위한 조사 대상에 소싸움을 포함시켰지만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계획을 다시 검토하게 됐다.
문화재청 위원들은 소싸움의 역사성과 전승 주체, 사행성, 동물 학대 등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을 조사해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봤다. 이들은 스페인의 투우, 태국의 닭싸움 등 유사한 사례를 각국에서 어떻게 보는지, 국제협약 기준에서 볼 때 문제가 될 부분은 없는지 등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정의당· 동물권행동 카라·동물자유연대·동물해방물결·채식평화연대·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등 6개 단체가 지난달 12일 정부서울청사 본관 앞에서 소싸움의 국가무형유산 지정가치 조사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소 인형탈을 쓴 집회 참가자에게 손 피켓을 붙이는 퍼포먼스가 진행 중이다. 최주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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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녹색정의당은 "문화재청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이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문화가 동물학대인지, 생명존중인지 문화재청의 결단이 남았다"고 밝혔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소싸움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지 않도록 끝까지 감시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전했다.
시민단체들은 소에게 싸움시키는 것 자체가 동물의 본성에 반하는 행동을 유발하는 학대행위로 일말의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를 찾을 수 없다며 폐지를 주장해왔다. 이러한 논란에도 소싸움이 가능한 것은 동물보호법상 '도박·광고·오락·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금지하고 있으나, 소싸움만 예외 적용하고 있어서다. 이에 단체들은 단서 조항 폐지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왔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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