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팀
환아 98명 대상 수술 결과 분석
선천성 난청의 경우 생후 9개월 이전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야 2세 이전에 정상 청력을 가진 아이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최근 저명한 국제학술지 ‘국제 이비인후과 저널(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했다.
난청은 청력 손실 정도에 따라 구분된다. 청력 손실은 소리의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 데시벨(㏈)로 표시하며 그 수치에 따라 정상부터 경도, 중도, 중고도, 고도, 심도까지 구분한다. 선천성 난청은 1000명당 1명 빈도로 고도 이상의 난청을 가지고 태어나는 질환이며 50% 이상은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다. 1세 미만에서 90㏈ 이상의 양측 심도 난청이 있거나 1세 이상에서 양측 70㏈ 이상의 고도 난청이라면 보청기를 사용하더라도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인공와우 이식 수술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소아 인공와우 수술 급여는 양측 심도 이상의 난청을 겪는 생후 12개월 미만의 환아로서 최소한 3개월 이상 보청기를 착용했음에도 청능 발달의 진전이 없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그러나 12개월이라는 모호한 기준과 생후부터 즉각적인 청각 자극을 토대로 대뇌 및 언어 발달이 시작되는 다른 정상 소아에 비해 청각 재활이 너무 늦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이에 최병윤 교수팀은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3세 이하의 선천성 난청 환아 98명을 대상으로 청각 및 유전 검사를 통해 선천성 난청의 원인과 발생 빈도를 분석하고,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한 경우와 더 늦게 시행한 경우의 수술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생후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조기 수술군’이 언어 발달 수치 중 수용언어 발달이 유의하게 향상됐으며, 오직 이 ‘조기 수술군’에서만 수용언어가 2세 이전에 정상 청력을 가진 아이들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함께 주목할 만한 점은 흔히 어린 나이에 수술을 고려할 경우 수술 합병증 등으로 수술을 미루게 되는데, 생후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환아에게서 수술 자체 안전성에도 문제없음이 확인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2020년 생후 9개월 미만부터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조기 인공와우 수술의 언어 발달상 이점과 수술의 안전성을 함께 보고해 의미가 깊다. 최병윤 교수는 “선천성 난청 환아가 청각 재활과 두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를 놓치게 되면 언어 발달 저하와 함께 영구적인 두뇌 발달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9개월 미만 영아에게도 인공와우 수술을 조기에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이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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