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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단독] "4년 피나는 지리산훈련"…사전투표소 몰카, 공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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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10 총선 사전투표소에 들어가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검거된 유튜버 A씨(40대)를 도운 공범 B씨(70대)가 불구속 입건됐다. B씨는 부정 선거 의혹을 주로 제기한 A씨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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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사전투표소 설치 장소인 대구 달서구 유천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구청 선거업무 담당자가 실제 사전투표소에 설치됐던 불법 카메라 사진을 참고하며 불법 카메라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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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소 몰카’ 공범…70대 양산 주민



3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남 양산경찰서는 양산에 사는 B씨를 지난 29·30일 두 차례 불러 조사한 뒤, 건조물침입·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 28일 검거된 유튜버 A씨와 같은 혐의다. 경찰은 B씨가 A씨와 공모해 양산 사전투표소 등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을 도운 것으로 보고, 이런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A씨가 양산의 물금읍·양주동 행정복지센터, 양산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 양산문화원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할 당시 B씨가 동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기관은 각각 사전투표소(2), 사전투표 개표소(1), 본투표소(1)로 지정된 곳이다. 현재까지 A씨가 양산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된 6곳 중 절반이 넘는다.

B씨는 A씨와 함께 이동하며, 주로 양산 길 안내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사전투표소 등에서 직접 카메라를 설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앞서 A씨가 범행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차 안에 동승자 1명이 있는 것을 보고, 추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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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대전 서구 갈마2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될 사전투표소에서 서구청 직원들이 불법 카메라 탐지기계로 점검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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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은 유튜브 채널 구독자…‘부정선거 감시’ 공감



B씨는 A씨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구독자와 소통하는 자리에서 A씨와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가 ‘부정 선거를 감시해야 한다’는 A씨 유튜브 방송에 공감, 이번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평소 ‘부정선거 감시자’를 자처하며 전국 여러 투표소를 유튜브 방송 활동을 해왔다.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 사전투표소에 카메라를 설치, ‘선관위 발표 투표인원과 영상에 담긴 실제 선거 인원의 수가 다르다’는 취지로 부정 선거를 주장했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사전투표율을 조작하는 걸 감시하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A씨는 “단독 범행”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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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시 4·10 총선 사전투표소인 양주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발견된 어댑터 형태의 불법 카메라. 사진 경남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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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장비·어댑터’ 위장 카메라, 전국서 계속 발견



A씨 불법 카메라는 지난 18일 사전투표소로 지정된 양산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전국 사전투표소 등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이달 초부터 최근까지 서울·부산·인천·울산·경남·대구·경기 등 전국 각지 4·10 총선 사전투표소 등 총 40여곳에 침입해 몰래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파악 중이다.

이들 카메라 상당수는 충전 어댑터 형태로, 언뜻 보면 카메라인지 알기 어렵다. 또한 ‘KT 통신 장비’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마치 통신 장비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양산에서 처음 카메라를 발견한 미화원은 ‘KT 장비인 줄 알았다’고 한다. 대부분 카메라는 투표소를 촬영할 수 있도록, 인근 정수기 등에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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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4·10 총선 사전투표소 남동구 장수서창동행정복지센터에서 불법 카메라가 발견된 정수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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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사전투표 촬영을 위해서 지난 총선 이후 4년간 지리산에서 피나는 훈련을 했다”며 “어떻게 하면 선관위의 방해를 뚫고 촬영할 수 있는지 수많은 연구와 훈련 끝에 드디어 촬영하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해 지난 30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추가 불법카메라 여부와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다.

양산·인천=안대훈·위성욱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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