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사진 부산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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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선거를 목전에 둔 정치권에선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 목소리가 여전하다. 오는 4월 총선에 나서는 후보들은 “가덕도 신공항을 조기 개항하겠다” “양산과 가덕도 신공항을 잇는 직통 철도ㆍ도로망을 놓겠다” “부산형 급행철도(BuTx)를 가덕도까지 연결하겠다” 등을 약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초 검토 단계에서 7조5000억원 수준이던 건설비는 2배가량 뛰었다. 최고 28조원 넘게 들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놓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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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 20년 공약(空約), 급물살 탄 이유
30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부산ㆍ경남권 신공항 건설은 2002년 4월 15일 김해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중국 민항기가 돗대산에 추락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166명 중 129명이 숨진 이 참사 원인으로 비행기가 선회(旋回) 접근해야 하는 김해공항 구조 문제가 지적됐다. 인근 주거지 소음 문제로 김해공항은 24시간 운영도 불가능하다.
가덕신공항추진 범시민운동본부에 참여한 부산지역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들이 2016년 6월 21일 오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정부의 영남권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를 보고 있다.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안을 발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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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건립은 2011년 대선에서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명박 전 대통령), 2013년 대선 땐 ‘부산시민이 바라는 신공항 건설’(박근혜 전 대통령) 공약으로 등장하는 등 선거 때마다 단골 메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가덕도와 경남 밀양 등이 후보 지역으로 거론되다가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결론 나면서 신공항 건립은 물 건너간 듯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년 5월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해 가덕도 공항 보고 및 동남권 메가시티 간담회에서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의 보고를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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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부산과 경남ㆍ울산 광역단체장을 휩쓸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경제ㆍ행정 등 분야에서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항해야 한다며 ‘부ㆍ울ㆍ경 메가시티론’이 급부상했다. 정부는 “신공항 건립사업을 통해 메가시티 구축을 지원하겠다”며 재추진했다. 문재인 정권 임기 막판에 특별법 통과와 예타 면제가 확정됐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가덕도 신공항 예타 면제는) 지역 주민 염원과 균형발전을 위한 정부 노력의 결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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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참패에도 ‘조기 개항’ 유지… 사업비는 널뛰어
가덕도 신공항 개항 목표 시기는 당초 2035년에서 2029년으로 앞당겼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에 대비하자는 차원이었다. 지난해 말 유치전은 실패로 끝났지만, 조기개항 목소리는 여전하다. 국토교통부 가덕도 신공항건립추진단은 “엑스포 유치 결과와 무관하게 2029년 (가덕도 신공항) 개항을 목표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착공 예정 시기는 올해 연말이다.
이런 가운데 예상 사업비는 갈수록 뛰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 전 부산시가 추산한 건립비용은 7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2021년 2월 국토교통부는 국회 국토위에 제출한 보고 문건에서 “(사업 내용에 따라) 총사업비가 15조8000억원에서 28조6000억원까지 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후 국토부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에선 가덕도 신공항 건립에 13조7500원이, 기획재정부 적정성 검토 용역에선 14조2600억원이 들 거란 예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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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경제성 걱정”
하지만 국토부는 2065년까지 가덕도 신공항이 국제선 여객 2326만명, 국제선 화물 33만5000t을 수용하는 공항으로 거듭날 것으로 추산했다. 부산시는 가덕도 신공항과 항만ㆍ철도를 연계해 개발하는 ‘동북아 물류 플랫폼 시티(LPC)’의 생산유발 효과가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해 10월 부산시청 집무실에서 엑스포 유치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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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장기적으로 가덕도 신공항이 경제성을 띨 수 있을지 우려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ㆍ물류시스템학과 교수는 “국내 항공 수요는 2019년 국민 출국 수요 2700만명, 입국 수요 1800만명을 기록한 뒤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항공 업계에서 ‘가용 인력’으로 보는 60대 이하 인구도 빠르게 줄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무안ㆍ양양공항 등이 실패한 것도 이 같은 수요 감소가 원인”이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이어 “줄어드는 국내 항공 수요를 메울 해외 수요를 어떻게 유치할지, 여객ㆍ화물 가운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둘지 등을 (예타 면제로 인해) 사전에 면밀히 살피지 못한 게 향후 문제가 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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