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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공식 SNS |
[OSEN=조형래 기자] 더할나위 없는 시범경기였다. 그런데 여기서 무엇을 더 보여줘야 했을까. 시범경기 활화산 같은 맹타에도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보장 받을 수 없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라디오 캐스터 제시카 클라인슈미트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박효준이 트리플A로 내려갔다’라는 소식을 전했다.
충격의 트리플A 강등이다. 박효준은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에서 그 누구보다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지난해 오클랜드와 스프링 트레이닝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박효준은 시범경기에서 말 그대로 불방망이를 보여줬다.
박효준은 22경기 타율 4할8푼8리(43타수 21안타) 1홈런 9타점 OPS 1.163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선발 출장 기회는 이따금씩 찾아왔고 교체로 나서는 경기들이 많았지만 박효준은 한정된 기회에서도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박효준은 야탑고 3학년 재학 중이었던 2014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당시 계약금 116만 달러로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이후 약 7년 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하면서 메이저리그를 노크했고 2021년 양키스 산하 트리플A에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콜업에 성공했다. 2022년 7월 17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대타로 출전해 역대 25번째 코리안리거가 됐다.
박효준은 이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됐다. 피츠버그에서는 내야수 뿐만 아니라 외야수까지 소화하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2021년 44경기 타율 1할9푼7리(127타수 25안타) 3홈런 14타점 OPS .638의 성적을 남겼다. 2022년에는 23경기 타율 2할1푼6리(51타수 11안타) 2홈런 6타점 OPS .649의 기록을 남겼다. 박효준은 결국 피츠버그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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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2022시즌을 마치고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피츠버그에서 방출대기 조치를 당한 뒤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됐고, 보스턴에서도 3주 만에 또 다시 방출대기 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둥지를 옮겼다.
애틀랜타에서도 박효준이 설 곳은 없었다. 애틀랜타가 2022년 12월 외야수 엘리 화이트 영입과 함께 그를 40인 로스터에 넣기 위해 박효준을 방출대기 조치했다.
이후 애틀랜타와 다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 재입성에 도전했지만 콜업은 없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101경기 타율 2할6푼2리(317타수 83안타) 6홈런 42타점 49득점 16도루 OPS .764의 기록을 남긴 채 시즌을 끝냈다.
작년 11월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한 박효준은 22인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명단에 포함되며 빅리그 재입성을 위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박효준의 매일 살 떨리는 생존 경쟁을 펼쳤지만 결국 끝까지 생존했고 현지 언론에서도 박효준의 맹활약을 조명하기 시작했다. 박효준의 개막전 로스터 진입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았다. 박효준은 지난 24일,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내 인생 최고의 오프시즌을 보냈고 스프링 트레이닝에서도 그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육체적, 정신적으로도 모두 준비됐다”라면서 메이저리그 잔류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줬다. 운도 따라오는 듯 했다. 내야수 미겔 안두하가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MLB.com’도 ‘박효준은 스프링캠프에서 최고의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안두하가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는 26인 명단에 한 자리가 생긴 것’이라면서 박효준의 개막 로스터 진입을 높게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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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한 자리는 박효준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박효준 대신 내야 유망주가 자리를 채운다. ‘MLB.com’은 ‘마크 캇세이 감독은 다렐 에르나이즈를 개막전 명단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에르나이즈는 2019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지명된 이후 선발투수 콜 어빈의 트레이드 때 오클랜드로 팀을 옮겼다. 현재 ‘MLB파이프라인’ 유망주 랭킹 팀 내 5위에 올라 있고 메이저리그 출장 경험은 없다.
지난해 더블A와 트리플A에서 131경기 타율 3할2푼1리(498타수 160안타) 9홈런 71타점 OPS .842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는 20경기 타율 3할6리(49타수 15안타) 6타점 OPS .660의 성적을 남겼다. 박효준에 비하면 못 미치는 성적과 임팩트였다.
오클랜드 소식을 다루는 ‘애슬레틱스 네이션’은 ‘박효준은 단 1개의 삼진을 기록하는 눈부신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로스터 한 자리를 놓고 경쟁했떤 조용한 후보군이었다. 그가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확률은 희박했지만 마크 캇세이 감독을 더 힘들게 했다’라면서 ‘이 좌타자는 메이저리그에서 몇년 간 시간을 보냈고 외야수 뎁스를 제공할 수 있다. 부상자가 생기면 조만간 오클랜드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박효준의 타격감이 워낙 뜨거웠기에 이번 트리플A행은 두고두고 아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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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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