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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내달 떠나는 서영경 금통위원 “물가안정 도모·금융안정 잘 수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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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과거 경험 얽매이기보다는
새로운 경제상황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해야”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강화” 주문도
최근 정치권 대파값 이슈 질문에는 “잘 몰라”


매일경제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별관 다목적 컨퍼런스홀에서 ‘팬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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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0일 임기 만료를 앞둔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6일 팬데믹 위기와 뒤이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충격에 대응한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에 대해 “물가안정을 도모하면서 대내외 금융안정을 달성하는 어려운 책무를 잘 수행해 왔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서 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별관 다목적 컨퍼런스홀에서 ‘팬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를 주제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0.5%에서 3.5%로 빠른 속도로 인상한 점과 2022년 하반기 PF시장을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확산되자 RP매입, RP대상증권 확대 등을 통해 시장안정화를 도모한 점 등을 언급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서 위원은 “팬데믹이 전례 없는 보건위기였던 데다 전쟁 등 다수 충격이 중첩됐기 때문에 통화정책적 대응에 어려움이 컸다”며 “통화정책은 아직도 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가파른 금리 인상과 공급망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인플레이션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연이은 충격이 세계 경제에 가져온 후유증과 잠재 위험은 아직도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 서 위원은 “물가가 안정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공급충격 관련 불확실성은 높으며 민간부채 취약부문, 부동산PF 등을 둘러싼 금융 상황도 안심할 수 없다”며 “또한 물가와 가계부채의 상승률은 낮아졌으나 높아진 레벨(level) 효과로 인해 민간의 실질구매력 약화와 내수회복 지연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기술변화, 저출산·고령화, 글로벌 공급망 변화, 기후변화 등 구조변화로 통화정책 여건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에 대응해 앞으로도 거시경제상황은 물론 산업·고용 등 미시적 영역에 대한 연구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의 파급 경로 축소 등 여건변화를 반영하는 동시에 대차대조표 정책, 거시건전성정책, 외환정책 등 여타 보완적 정책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 위원은 경제상황의 변화에 맞춰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정책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수요와 공급 간의 회복 시차가 전례 없이 커졌고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갑자기 높이는 상황으로 이어진 점 등을 언급한 서 위원은 “중앙은행은 과거 경험에 얽매이기보다는 새로운 경제상황에 보다 유연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분석능력과 정책수단을 갖춰야 함을 다시금 일깨워 줬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통화정책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 위원은 “물가안정목표제에서는 국민과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목표 수준에 안정시키고 사후적으로 이 기대를 충족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최근과 같이 향후 성장과 물가 관련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기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인 서 위원은 한은에 1988년 입행했다. 2013년 한은에서 첫 여성 임원(부총재보)에 발탁돼 화제가 됐다. 한은에서 경제 분석과 전망을 맡는 조사국과 국내총생산(GDP) 등 국민계정 통계를 만드는 경제통계국을 맡아 이끌었다.

한편, 서 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 질의응답 시간에 한은의 책무인 물가안정의 연장선에서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대파값 논란’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파값 이슈를)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대파값 논란은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대파값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대파가 875원이면 합리적”이라는 발언으로 촉발됐다. 실제와 크게 동떨어진 대파값을 두고 정치권에선 이른바 ‘대파 물가’ 논란이 벌어지는 등 고물가에 대한 여야 간의 책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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