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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정치권은 "즉시 조사하라", 공수처는 "시기 상조", '이종섭 수사'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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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피성 출'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 호주 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후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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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현 호주대사)에 대한 소환조사를 두고 연일 정치권과 법조계가 시끄럽다. 여권에서는 "이종섭을 소환하라"고 촉구하는 반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당분간 조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자진 출석을 예시로 들며 공수처의 수사가 '윗선'인 이 전 장관을 소환할 만큼 무르익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공수처 수사가 지나치게 정쟁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공수처 "아직 소환 단계 아냐"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이 대사는 이날 방산 공관장 회의에 참석한 뒤 호주로 돌아가지 않고 총선이 치러지는 4월 10일까지 국내에 머무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장관은 지난 19일 공수처에 '조사기일지정 촉구서'를 접수하며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을 압박하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연출했다.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소환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현재 압수물 분석이 진행 중이며 핵심 피의자 중 이 전 장관보다 하급자인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고발장이 접수된지 5개월 뒤인 오해 1월 핵심 인물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포렌식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이다. 핵심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와 증거물 분석을 마치고 사실관계를 정리한 뒤에야 윗선들에 대한 조사도 가능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도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경우 가장 윗선은 사실상 수사가 마무리된 상태에서 부르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봤다.

송 전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유사한 사례로 제시했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살포 의혹이 불거진 뒤 해외에서 귀국해 지난해 5~6월 두 차례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송 전 대표는 "주변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멈추고 나를 소환해 달라"며 수사기관에 소환해줄 것을 촉구했다. 당시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송 전 대표의 자진 출석에 대해 "아직 소환할 단계가 아니라 조사하지 않는 것으로 필요한 시기에 진행하겠다"며 자진 출석 약 6개월 뒤인 12월 송 전 대표를 처음으로 소환했다.

송 전 대표를 소환한 12월은 돈봉투 살포에 관여했던 핵심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 된 시점이다. 검찰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을 지난해 5월에 기소하는 것을 시작으로 송 전 대표의 전 보좌관 박용수씨를 7월, 윤관석 의원 8월에 순차적으로 기소했다. 이후 지난해 9월 윤 의원이 재판에서 돈봉투 20개를 수수한 사실에 대해 인정하자 같은 달 송 전 대표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12월 8일 소환을 진행했다.

"공수처 정쟁화 우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 수사가 지나치게 정쟁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정치권의 큰 화두로 떠오르면서 공수처 수사가 지나치게 정치화 했다"며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상대방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공수처의 수사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특정 사건과 관련된 피의자가 여러명이고 그 피의자들이 어떤 조직에 속해있다면 지휘체계상 아랫쪽에 있는 사람들의 범죄 혐의가 구체화 돼야만 이를 주춧돌 삼아 윗선까지 올라갈 수 있다"면서 "수사 인력이 충분하다면 이 과정 역시 빨라질 수 있겠지만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공수처가에 수사 속도를 기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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