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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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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또 사과… 공식 선거운동 돌입 앞두고 거칠어진 이재명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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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화법'으로 선명성 경쟁 나섰지만
각종 설화 휩싸이며 막판 리스크 우려
한국일보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앞 도로에서 출근길 인사를 마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거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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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돌입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발언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여당은 물론 진영 내 조국혁신당 상승세로 선명성 경쟁까지 이어지면서 스스로 사과를 반복할 만큼 잇따른 설화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반등 국면을 맞은 당 내부에서는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이달 들어서 네 차례 자신의 설화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 23일 경기 의정부 유세 현장에선 경기 분도를 반대하며 "'강원서도'로 전락한다"고 말해 논란이 되자, 이튿날 유감을 표했다. 지난 21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테러 발언을 5·18 광주민주항쟁에 빗대면서 "광주에서 온 사람들 잘 들어. 옛날에 대검으로, M16 총으로 쏘고 죽이는 것 봤지. 몽둥이로 뒤통수 때려서 대가리 깨진 것 봤지. 조심해. 농담이야"라고 말해,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 등의 비난을 받았다.

8일 현장 유세 도중 만난 시민들을 가리켜 "설마 '2찍(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한 여권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표현)'은 아니겠지"라고 말해 고개를 숙였다. '2찍 발언' 사과 이후에도 "살 만하면 2번을 찍든지 아니면 집에서 쉬라"고 말해 도마에 올랐고,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중국에도 대만에도 '셰셰(谢谢·감사하다는 의미)'하면 되지"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사실관계를 잘못 파악해 사과한 경우도 있었다.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의 정우택 국회부의장 공천을 비판하면서 "단수공천을 받았다"고 말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정 부의장과 국민의힘에 두 차례 사과했다.

이 대표의 잇따른 발언 논란은 조국혁신당과의 선명성 경쟁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이 대표가 직접 나서 "민주당 주도의 과반 의석 확보"를 강조하며 '몰빵론(더불어민주연합에 투표해 민주당에 의석을 몰아주는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선명한 반윤석열 기조로 진보 표심을 자극하는 조국혁신당에 비례대표 지지율에서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금의 이 대표를 있게 한 특유의 '사이다 화법'을 살려 진보 유권자 표심을 되찾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급발진하는 모습이 노출되는 양상이다.

당 내부에서도 조마조마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역대 선거 때마다 막판 '막말 리스크'가 최대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당장 민주당만 해도 2012년 19대 총선에서 김용민 당시 후보의 막말 논란으로 거센 후폭풍에 시달렸고, 2020년 21대 총선 9일 전에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유족을 향한 막말이 불거져, 어려운 선거를 하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치명타를 안긴 적이 있다. 당 일각에서는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와 맞물려 이 대표의 설화가 '오만 프레임'에 걸려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25일 "총선은 막판에 어디가 더 실수하느냐가 판세를 가를 수 있는데, 가장 불안한 말투를 이 대표가 갖고 있다"며 "선거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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