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태국과 치른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서 무승부를 거둔 가운데, 관중석에서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판하는 깃발을 두고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
이날 원정석을 포함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전석 매진되면서 팬들의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추운 날씨 속에도 64912명이 경기장을 채운 가운데 한국은 '구름 관중'이 모인 상암벌에서 태국을 상대로 승점 3점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앞서 대표팀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시절 치른 싱가포르전과 중국전에서 2연승에 성공하며 승점 6점을 획득, 조 1위에 올라 있었다. 조 2위 태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해 격차를 벌리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이날 무승부에 그치며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이날 선수단을 향한 응원과 함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판하는 대규모 걸개를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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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성적 부진과 함께 대표팀을 둘러싼 불미스러운 사건이 이어지면서 정몽규 회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이날 팬들은 '정몽규 OUT'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단체로 꺼내 들었고, 붉은악마 일부 관계자는 '몽규 아웃'이라고 적힌 대형 깃발을 흔들기도 했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한축구협회가 고용한 경호업체 관계자가 붉은악마로부터 '몽규 아웃' 깃발을 훌쩍 뛰어올라 강제로 낚아채 빼앗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재됐다. 이를 두고 적지 않은 네티즌들이 '축구판 입틀막(입틀어막기)' 사건이라고도 했따.
깃발을 두고 힘겨루기하는 동안 제법 길이가 긴 깃대의 뾰족한 끝부분이 주변 관중을 향하기도 했고, 비교적 높은 위치에 있던 붉은악마가 곧 추락할 것처럼 조마조마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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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이날 대거 등장한 걸개가 반입 금지 대상이었다는 게 대한축구협회 설명이다. 이에 따라 깃발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정치적, 공격적 목적의 문구를 담은 배너와 깃발, 의류, 도구, 전단 등은 경기장 내 반입이 불가능하다.
또 크기 2m×1.5m가 넘는 사전에 승인되지 않은 배너 또한 경기장 입장 전 검사를 거쳐야 소지할 수 있다.
손깃발 역시 크기 1m, 깃대는 직경이 1㎝ 이하의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재질로 제작된 것만 흔들 수 있다.
이와 비교해 볼 때, 붉은악마가 흔든 '몽규 아웃' 깃발의 크기는 FIFA 기준을 훌쩍 넘고, 깃대 역시 나무 재질로 만들어져 '위험한 물건'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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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반입 불가 품목을 강제로 회수하기보다는 경호업체에 정중하게 자제 요청을 하라는 매뉴얼을 전달했다고 한다.
경호업체 측은 깃발과 배너 등을 내릴 것을 요구했으나, 붉은악마 측이 이를 거부해 결국 물리적 마찰이 발생한 것이다.
충돌 과정에서 경호업체 측과 붉은악마 측 모두 다치기도 했다.
사태 이후 붉은악마 의장과 경호업체 대표, 협회 안전담당관이 모여 대화한 끝에 갈등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추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엔 경기를 관람하는 다른 관중의 안전을 위해 보다 세심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아울러 팬들이 왜 정 회장에 대한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반성 역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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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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