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ESPN’과 ‘LA 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21일 오전 긴급 속보로 하나의 소식을 타전했다. 바로 오타니의 통역으로 잘 알려져 있는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에 연루됐으며, 이 과정에서 오타니의 계좌가 활용됐다는 소식이었다. 수사 당국의 수사망이 좁혀지고 이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으며, 언론이 당사자에게 문의하는 와중에 오타니 측의 대변인이 ESPN과 미즈하라의 단독 인터뷰를 주선했고, 이 인터뷰에서 나온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미즈하라는 이 인터뷰에서 자신이 최근 몇 년간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져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돈을 잃어 450만 달러라는 거액의 빚을 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미국은 스포츠 베팅의 천국으로 수많은 종목에서 매일 천문학적인 금액이 오간다. 이미 스포츠 산업 전반에서 깊숙하게 침투했다. 메이저리그 경기 중 스포츠 베팅 업체의 광고를 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연방 차원에서 명시된 규정은 없어 주(州)마다 법률이 다르다. 40개 주는 스포츠 베팅을 합법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캘리포니아주를 포함한 10개 주는 불법이다. 그리고 오타니의 전 소속팀인 LA 에인절스, 현 소속팀인 LA 다저스 모두 캘리포니아주에 연고를 두고 있다.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 사이트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미즈하라는 ESPN과 인터뷰에서 “나는 이 업체가 불법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 이번 사건으로 교훈도 얻었다. 나는 수백만 달러를 잃었고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도박을 하고 또 했지만 계속해서 돈을 잃었다.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도박을 정말 못한다.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다. 돈을 딴 적도 없다”면서 “내가 스스로 구멍을 팠고 그 구멍은 계속 커져서 빠져나오려면 더 큰 돈을 걸어야 했고 계속 잃기만 했다”고 처절하게 반성했다.
그런데 한 가지 논란이 된 것은 오타니의 계좌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연방 수사국은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오타니의 계좌에서 거액이 불법 스포츠 베팅업체 운영자인 매튜 보이어로 송금된 것을 확인했다. 단순히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을 해서 돈을 잃었다면 미즈하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한 뒤 해고 절차를 밟으면 비교적 간단히 끝나는 일이다. 그런데 오타니의 계좌가 연루됐으니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의 이슈로 퍼질 수밖에 없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도박과 연루되지 않았다고 수차례 주장했다. 미즈하라는 “나는 오타니가 도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타니의 계좌가 등장한 것에 대해 최초 진술에서는 “내가 오타니에게 도박 빚을 갚아달라고 부탁했다. 오타니는 (그 이야기를 들은 뒤) 불쾌해했지만, 이런 문제가 다시 생기지 않게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나를 위해 도박 빚을 갚아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타니가 직접 송금한 것에 대해서는 만약 자신에게 빚을 갚으라고 돈을 주면 그 돈을 가지고 또 도박을 할 위험성을 경계했다고 덧붙였다.
정황을 확인한 다저스는 20일 미즈하라는 전격 해고했고, 미즈하라는 20일 열린 서울시리즈 1차전이 끝난 뒤 클럽하우스에서 선수 및 코칭스태프에 사과하고 다저스를 떠났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21일 2차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미즈하라에 대한 모든 논평을 거절했다. 여기까지가 현재 진행 상황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지 언론은 오타니가 직접 도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도, 불법 도박 자금을 대신 변제한 것이 그 자체로 법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래서 오타니 측이 서둘러 정정보도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실제 미즈하라는 정정 보도가 요청된 이후 자신의 인터뷰를 모두 번복하고 ‘오타니는 모른다’는 태도로 돌변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것이 오타니 측과 미즈하라의 사전 합의였다고 의심한다. 그리고 오타니 측은 갑자기 오타니가 대규모 절도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면서 미즈하라를 고소하는 상황까지 왔다.
법학자인 넬슨 로즈 교수는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불법 도박인 것을 알고도 빚을 갚았다면 연방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 판례를 봤을 때 이런 행위는 사실상 도박을 한 것과 마찬가지의 처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에서도 오타니가 실제 직접 돈을 갚아줬다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본다. 미즈하라는 해고됐지만, 앞으로 최소 10년을 더 미국에서 뛰어야 하는 오타니에게는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만한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존 헤이먼은 22일 ‘오타니가 피해자였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이야기의 첫 이닝에 있습니다. 원이야기가 터진 이후 미즈하라로부터 직접적인(또는 오타니로부터 직접적인) 소식을 듣지 못했다. 미즈하라는 원래 ESPN에 오타니가 빚을 갚기 위해 돈을 줬다고 했다가 나중에 오타니가 빚을 전혀 몰랐다고 이야기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타니 캠프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오랜 통역사이자 전 친구가 오타니를 몇 년 동안 속인 놀라운 배우이고, 아마도 오타니는 속기 쉽고 순진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것이 맞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의 가장 친한 친구가 스포츠에 돈을 걸어 다 잃을 정도로 멍청하지만, 모든 보안 조치를 회피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오타니의 돈을 어떻게 옮길지 알아낼 정도로 똑똑한 불량 운영자라고 가정해여 적어도 오타니의 입장에서는 불법이 아니다’며 의문을 드러냈다.
다만 아직 메이저리그 차원의 수사 계획은 없다. ‘디 애슬레틱’은 22일 ‘미즈하라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MLB 관계자에 따르면 오타니는 현재 징계를 받지 않았고, 리그의 적극적인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도 보이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일단 법적인 판단이 나와야 그 다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뭔가의 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타니가 직접적으로 도박을 하지는 않았다는 것은 불법 업체를 운영한 매튜 보이어 또한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 이 문제는 법적인 판단이 나올 때까지 상당 시간을 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오타니는 이번 사건을 일찌감치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변호인단에서 움직여 미즈하라의 인터뷰까지 진행했는데, 당사자인 오타니가 변호인단 측의 주장대로 이를 아예 모를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타니는 그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20일과 21일 열린 서울시리즈에서 총 3개의 안타를 치는 등 비교적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20일은 2안타 1타점 1도루로 활약했고, 21일은 5타수 1안타에 그쳤으나 아웃된 타구들 상당수가 굉장히 멀리 날아가는 공들이었다. 하지만 충격에서 진짜 벗어나는 데는 다소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통역도 새로 구해야 한다. 시즌이 시작됐다는데 다소 난감한 요소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통역 업무를 수행함은 물론 훈련 일정을 관리하고, 사생활적인 측면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그림자처럼 오타니를 따라다녔다. 이제 오타니가 미국 생활에 많이 익숙해진 상태고 결혼까지 했지만 어쨌든 통역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오타니의 새 통역도 미즈하라 사건과 묶여 많은 관심을 모을 전망인 가운데, 미즈하라 사태가 오타니에게 너무 많은 상처를 남겼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