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이재명에 "무슨 자격으로 이종섭 얘기하나?"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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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21일 '수사 회피' 논란으로 총선을 앞둔 여권에 악재로 작용했던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서둘러 귀국하자 "국민의 뜻을 좇은 국민의힘의 진정성"이라며 민심 수습에 주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동시에 야당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역공에 나설 태세다. 이 대사의 조기 귀국으로 총선 전 '용산발 리스크'의 한 고비를 넘었다고 보고 내부 결집과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대구 현장 방문 중에 "이종섭 대사가 귀국했다"며 "이제 답은 공수처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지, 정부와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외교 결례를 무릅쓰고 현지 대사를 귀국에 이르게 한 것"이라며 "이제는 정말 문제가 있다면 공수처에서 이 대사의 조사를 신속히 진행하고 끝내면 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4년에 한 번 국민의 대표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한 몸이 되어 '정쟁'거리를 제공하며 입장문을 내고 언론플레이에 앞장서는 수사 기관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없었다"고 쏘아붙였다.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지금 공수처는 수사하겠다는 게 아니라, 야당의 억지 주장에 편승해서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미진한 수사 상황이 있다면 즉각 이 대사를 소환 조사하고 그를 임지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개별 후보들 사이에서는 의견 차이도 보였다. 일부는 당 지도부처럼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 대사의 대사직 사퇴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여전히 이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격전지 후보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지역 총선 출마자 중에서도 이 대사의 귀국이 민심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 서대문을에 출마한 이용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수도권 위기론'을 거론, "황상무 수석의 사퇴와 이종섭 대사의 귀국으로 어느 정도 수습되고 위기감에서도 벗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동욱(서울 서초을) 후보도 YTN 라디오에 나와 "이 사태는 사실 돌발 악재"라며 "첫 단추가 조금 잘못 끼워진 측면이 있는 것 같은데, (이 대사 귀국으로) 수습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재형(서울 종로)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일단 큰 고비는 넘은 것 같다"면서도 "다만 국민이 생각하는 국정 쇄신의 모습을 우리가 꾸준히 보여주는 것은 필요하다"고 했다.
대사직 사퇴 등 더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경남 양산을 후보인 김태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사 귀국이 여론무마책이 아니라 사태 해결의 시발점임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며 "계급장 떼고 수사받는 게 국민 눈높이"라고 말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단 공수처 수사를 받아서 그 혐의에 대해서 완전히 클리어하게 결론이 나와야 한다"며 "그 이후에 (다시 호주로) 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 만약에 이 대사가 거취 문제로 고민한다면, 스스로 고민하고 결단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자진 사퇴'를 해법으로 언급했다.
한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1일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해임과 출국 금지를 주장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무슨 자격이 있나"라고 밝혔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처벌을 피하려고 계양으로 도망와서 본인 재판도 제대로 출석하지 않는 분이 무슨 자격으로 이종섭 대사 얘기를 하는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 대사의 귀국 직후 "대통령은 즉각 이 대사를 해임하고 출금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를 비꼰 것이다.
이 대표는 "채 상병 사건에 대한 특검 뿐만 아니라 이종섭 특검도 시작해야 한다"며 "채 상병 국정조사, 채 상병 특검, 이종섭 특검 등 '쌍특검·1국조' 처리를 국민의힘에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과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각 당의 인천 계양을 지역구 후보로 나선다. 이른바 '명룡대전'으로 불리며 차기 대권주자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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